세계무역기구(WTO) 시애틀 각료회담(뉴라운드)에 참석중인 한국 대표단은 1일(현지시간) 농산물시장 개방에 대한 기존의 강경 입장을 완화, 농산물 수출국들의 대폭적인 관세인하 주장을 일부 수용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한국 대표단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 등 개도국으로부터 엄청난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보호무역주의 흐름을 막고, 뉴라운드 협상을 성사시키는 것이 대표단의 주요한 관심사』라며 『미국 등 협상대상국에 일부 농산물의 경우 대폭적인(substantial) 관세인하나 점진적인 추가(further)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과 케언스그룹 등 농산물 수출국들의 관세인하 주장을 일관되게 거부해왔다. 샬린 바셰프스키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와 관련,『각국 대표들이 뉴라운드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인 농업분야 의제에 대한 대략적인 합의에 곧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정부 수석대표인 한덕수(韓悳洙) 통상교섭본부장은 1일 오전(한국시간 2일) 전체회의에서 대표연설을 통해 『잔존하는 공산품 관세장벽을 상당부분 철폐하고,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비교역적 특성을 인정해야 하며, 반덤핑 협정의 몇몇 조항들은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 주도로 일본, 스위스, 헝가리, 터키 등 6개국이 함께 마련한 공동제안서를 WTO 사무국에 제출했다. WTO 회원국들은 이날 농산물, 시장접근, 이행및 규범, 뉴 이슈, WTO 제도개선 등 5개 분야별로 작업반(워킹그룹) 회의를 시작했다.
한편 전날 저녁까지 계속됐던 비정부기구(NGO)들의 시위는 이날 주방위군의 외곽경비와 경찰의 삼엄한 검문검색 등으로 소강상태를 보였다. 또 당초 3일 오후 개최예정이던 폐막식은 NGO 시위사태 등에 따른 일정 지연으로 취소됐다.
시애틀=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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