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경(24)은 EBS의 하나뿐인 앵커다. 역시 EBS의 하나뿐인 뉴스 「교육문화 뉴스」를 8개월째 맡고 있다. 10분이란 짧은 시간이지만 매일 교육·문화계 안팎의 소식들을 고정 시청자들에게 전한다. EBS의 얼굴인 셈이다.그를 만나기 위해 찾은 서울 양재동의 EBS 교양제작실. 오후 3시인데도 벌써 나와 스태프와 함께 기사들을 훑어보고 멘트 준비를 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한 눈에 띄는 단정한 머리결과 차분한 느낌을 주는 옷차림새가 아나운서답다.
『시청자 20만. 적지 않은 숫자예요. 그리고 그들 모두 교육계의 오피니언 리더기 때문에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겠죠?』 타 방송사 앵커만큼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지만, 그는 교육계 인사들에겐 소중한 전령사다.
평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는 「교육문화뉴스」는 PD 3명이 만드는 단촐한 프로. PD들은 기자 역할도 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피자」라고 부른다. 신속성과 고발성은 없지만, 타 공중파가 다루지 못하는 교육·문화계 소식을 보도하며 흐름을 잡아준다. 6월 열렸던 베니스 비엔날레 때는 공중파로서는 유일하게 현지 취재도 했다. 단촐한 살림인 만큼 일하는 분위기가 내내 화기애애하다. 정현경도 멘트를 다듬고 고치며 어느새 작가 역할도 한다.
자신의 얼굴이 첫 전파를 탄 지 2년이 흘렀다. 이제 본격적인 방송인의 인생이란게 뭔지 어렴풋이 감이 온다. 『어린 시절의 꿈을 끝까지 놓치지 않아 이 자리까지 오는 행운을 얻은 모양이예요』 그러나 아직 남은 꿈이 있다. 숙명여대 행정학과를 나온 그에게 대선배 격인 이금희 아나운서처럼 따뜻한 느낌을 주는 교양프로 MC가 되는 것이다. 『튀진 않지만 잔잔한 느낌으로 시청자들 가슴 속에 오랫동안 기억되는 MC가 되고 싶어요』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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