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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연기 "감잡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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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연기 "감잡았-어!"

입력
1999.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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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눈빛, 천(千)의 표정. 그는 99년을 관통하면서 무명에서 스타가 됐다. 엑스트라에서 조연으로, 그리고 주연으로 계단을 올라서듯 차례로 발돋움했다. 잘 생긴 것도 아니다(TV 화면에서보다 실제로 보면 미남이다). 신인으로서는 보기 드문 연기력과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다.정웅인(29). 95년 SBS 시추에이션 드라마 「천일야화」에서 술집에 드나드는 손님으로 나온 그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 영화 「미스&미스터」에 출연했지만 역시 마찬가지. 그런 세월을 3년 8개월을 견디었다.

『시청자들이 저 때문에 채널을 돌렸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남자가 한 번 일을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겠다는 오기가 발동하더라구요』 기회가 왔다. 98년 11월 시작된 SBS 드라마 「은실이」에서 비중없는 극장기도 역을 묵묵히 했다. 그런 노력을 엿본 작가 이금림씨는 점차 그의 대사를 늘려주었다.

그리고 성동일, 권해효 등 갑자기 뜬 조연 스타 대열에 당당히 정웅인이라는 이름을 넣었다. 곧바로 4월에 시작된 SBS 주말드라마 「파도」에서 주연 김호진 친구 역을 맡아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이어 40-5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MBC 드라마 「국희」에서 그는 마침내 주연이 됐다. 그리고 평가를 받았다.

신인 연기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눈빛 연기다. 정웅인의 가장 큰 장점은 눈빛 연기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은실이」의 극장기도 역에서는 어려운 상황을 참아내는 인고의 눈빛을 보여주었다. 「파도」에서는 남에게 애인을 뺏기고도 허허 웃는 어눌한 눈빛을, 「국희」에서는 무자비한 사채업자를 잔인한 눈빛으로 소화해 냈다.

그의 모습과 분위기를 엿보고 있노라면 캐릭터가 온전히 살아 움직이는 말론 브란도가 연상된다. 그 역시 말 한 마디 없으면서 표정만으로 배역을 완벽하게 표출하는 브란도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서 약점도 있다. 개성 강한 역을 주로 맡다 보니 선이 굵은 배역은 잘 소화하지만 섬세하고 부드러운 연기는 왠지 부자연스럽다. 그도 이를 의식하는지 『맛있게 연기한다는 말을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지향하는 연기관은 생활과 연기가 일치해야 한다는 것. 『평소 연기자는 아픔이 많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희로애락을 느껴봐야 배역을 진실되게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보다는 오래 가는 연기자고 되고 싶다는 그에게서 훌쩍 컸음을 느낀다. 내년 설에 개봉할 「반칙왕」 촬영장으로 향하는 그는 이제 바쁜 연예인이 됐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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