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내로라하는 고깃집에서 이른바 「생고기」를 찾을 때는 한번쯤 「불법 도축」을 의심해야 할 것같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일 불법으로 밀도살한 한우를 음식점에 공급해온 오모(46)씨 등 한우 정육업자 7명과 이들이 공급해 온 고기를 팔아온 음식점 업주 나모(33)씨 등 6명을 적발, 축산물 가공처리법 등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광주시 일대 불법 도축장에서 밀도살, 유통된 한우의 주수요층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서울 강남일대의 유명 고깃집들. 이들 유명식당이 불법도축한 쇠고기를 고집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냉장과정을 거치지 않고, 도축한 지 12시간이 지나지 않은 이른바 「생고기」를 선호하는 미식가들 때문.
현행 축산법상 이런 생고기의 유통은 불법이다. 허가받은 도축장에서 도축된 쇠고기는 앞다리 등 일부 부위만 제외하고는 등급판정과 위생검사를 위해 반드시 섭씨5도 이하의 냉장상태로 하루를 보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미식가들이 찾는 생고기는 요원하다. H·C·B 등 강남일대 유명 고깃집들이 불법 도축된 고기를 찾은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 일대에서 생고기로 유통되는 것은 십중팔구 불법도축된 것이거나 실제로는 생고기가 아닌 셈』이라며 『불법 도축업자들과 거래한 강남 일대 식당들이 더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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