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팀 대통령보고서 유출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신동아그룹의 전방위 로비를 밝히기 위래 정·관계 로비창구를 캐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검찰은 신동아그룹의 로비가 최순영전회장의 신병처리와 관련된 「구명로비」와 대한생명 경영권 유지를 위한 「대생지키기 로비」 등 두갈래로 진행됐을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먼저 전신동아그룹 부회장 박시언씨를 소환, 조사했으나 정·관계 로비의 단서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극구 부인하고 있는데다 당시 정황상 박씨가 김태정 전 법무장관과 박주선 전 청와대비서관 이외의 다른 인사들을 만나 로비를 했을 개연성은 적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신동아그룹의 대(對) 정·관계 로비 창구가 따로 있을 것이라고 보고 이「제3의 인물」을 찾고 있다. 검찰은 일단 제3의 인물은 최회장 구명보다는 대생 지키기에 주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예산위원회 등이 집중 로비대상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대생의 감자 및 공적자금 투입결정 등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이 이곳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 이정보(李廷甫) 이수휴(李秀烋) 전 보험감독원장 등이 신동아그룹의 돈을 받고 구속된 사실은 신동아그룹의 「대생지키기 로비」를 뒷받침한다. 검찰은 또 신동아그룹이 대통령의 구상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거물급 정치인에 대해 로비를 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최전회장의 재산 국외도피와 신동아그룹의 뇌물공여사건 수사를 맡았던 서울지검으로부터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정밀 분석중이며 전직 임원들에 대한 계좌추적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용처가 불분명한 최전회장 비자금 800억여원의 자금흐름 추적이 로비실체에 접근하는 관건이라고 보고 금감위로부터 대한생명 회계자료도 넘겨 받아 분석중이다. 검찰주변에서는 당시 서울지검 수사도중 옷로비의혹이 불거져 더이상 수사가 진전되지 못한 점을 들어 대검 중수부가 이 부분을 재조사할 경우 상당한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