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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심 내던진 대화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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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심 내던진 대화라야 한다

입력
1999.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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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과 이회창한나라당총재간의 여야 총재회담이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이번 총재회담은 여느때와 달리 특별한 시의적 의미를 갖는다.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갖는 불신을 씻어 낼 마지막 기회로서, 그리고 지나간 50년 구태의 정치사를 정리하고 「새천년의 새정치」준비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서의 의미이다.정치권 현안들을 찬찬히 따지고 보면 총재회담을 위한 여야간 사전조율이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현안의 대부분은 여야가 그동안 기세싸움을 위해 주장하거나 요구했던 것들 일색이다. 양보한다고 해서 크게 손해 볼 것도 없고, 관철했다고 해서 크게 이득 볼 것도 없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명예훼손 사건들과 관련된 정형근의원의 처리문제등이 그것이다. 정의원이 검찰에 출두한다고 해서 손해 날 일도 없을 것이며, 반대로 정의원이 여러 죄목으로 사법처리 된다고 해서 여당에 유리해 질 것도 없다. 10년전 사건을 재조사해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고 해서 대통령의 명예가 더욱 빛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것 외에 더 큰 명예가 어디에 있을 것인가.

선거구제 등 정치개혁 입법도 마찬가지다. 여야가 사심을 버리고, 어떻게 하면 정치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하면 큰 어려움 없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당은 무엇보다 정권적 차원의 사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김대통령을 훗날 역사에 훌륭한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 되도록 하는 길이다. 야당은 요구만 하는 자세를 버리고 여당이 주장하는 정당명부제등에도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김대통령에 대해 정당에서 손을 떼라는 식의 투정을 부려서도 안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묵은 정치를 정리하고 새로운 자세로 새천년을 맞이 한다는 뜻에서라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과거불문 선언」등이 채택되기를 기대해 본다. 과거의 틀에서 저질러진 정치적 과오나 사건들을 더이상 따지지 않겠다는 과거불문 선언이 채택된다면 아마도 검찰과 법원에 계류된 사건들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며, 정국을 풀어 나가는데 획기적 전환점이 되리라 생각된다.

총재회담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도 여야는 당장 모든 고소 고발을 취하하고 상대방을 폄하하는 성명·논평전을 중단하기를 권고한다. 여야는 그동안 시중잡배들이나 할 저속한 수준의 비난성명·논평을 수없이 내놓았는데, 이런 것도 정치실종을 부채질하는 원인중의 하나였다. 이제부터 정치권에서 품격 높은 성명과 논평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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