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정보화 촉진을 위해 추진중인 「인터넷PC」사업이 판매 부진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급기야 한 공급업체 불공정 행위로 사업참여자격을 박탈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사업 전반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현주컴퓨터 탈락 충격
정보통신부는 1일 공정경쟁 지침을 위반한 현주컴퓨터를 공급업체에서 제외키로 했다.
이 회사는 업체 부담인 배달료를 소비자에게 떠넘기는가 하면, 우체국을 통해 신청된 물량을 제때 배달하지 않고 환불 요구에도 불응해 수차례 민원을 야기해왔다. 정통부는 『현주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1만3,000여명)은 약속대로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12개 공급업체중 판매량 3위를 달리던 현주가 탈락함으로써 인터넷PC 사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얼마나 팔렸나
10월20일 시판이후 11월말까지 40여일간 판매량은 9만5,000여대. 당초 올해 판매 목표를 100만대로 잡았던 정통부는 판매량이 예상외로 저조하자 목표를 수차례 낮췄지만 최종 수정치 50만대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올해안에 20만대를 채우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 안팔리나
대기업들이 인터넷PC 출시에 맞춰 저가 PC를 잇따라 내놓아 인터넷PC의 최대 승부수인 가격경쟁력이 퇴색되버렸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유통마진이 지나치게 낮아 대리점들이 인터넷PC 판매에 소극적일수밖에 없었던 것이 주원인. 통상 PC의 유통마진은 10% 정도이지만 인터넷PC는 4∼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현주의 예처럼 배달료나 설치비 등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신용카드를 구입할 경우 판매가의 4%를 수수료로 내야 해 대부분의 업체가 카드 받기를 꺼린 것도 소비자의 불만을 불렀다.
또 우체국 적금에 가입해도 PC를 구입하려면 각종 증빙서류를 내야하는등 절차가 번거로워 적금 가입자들조차 절반이상이 구입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대책은 있나
정통부와 공급업체들은 우선 카드수수료 2%이하 인하, 할부금융제도 활용 등을 통해 마진율을 높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우체국 적금의 경우 2회 불입후 PC를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을 첫달 한꺼번에 2회분을 내면 바로 살 수 있게 했다. 또 CPU를 셀러론 466㎒, 하드디스크는 8.4 또는 10.2GB로 올리고, 소프트웨어를 추가탑재하는 등 일부 사양을 높이기로 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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