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은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이 갖고 있는 고질병. 부위가 부위인지라 혼자 끙끙대며 고민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의료보험 통계를 보면 치질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연간 40만-50만명.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혈액순환이 잘 안돼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반복되는 변비와 편식이 주원인이다.치질은 항문 안팎에 생기는 질환의 통칭. 이 중 항문에 혹이 생긴 치핵이 70% 이상이다. 증상에 따라 1-4도로 나눠 치료한다. 증상이 가벼우면 고무줄로 치핵을 묶은 다음 썩혀 떨어뜨리는 방법을 주로 쓴다. 진물이 나고 냄새가 심하며 회복기간이 긴 게 단점. 치핵을 얼리거나 주사로 혈액순환을 차단, 괴사시키기도 한다. 비수술요법은 성공률이 70-75%수준이며 재발이 흔하다.
튀어나온 치핵이 손으로 밀어넣어야 들어가거나 항상 밖으로 나와 있는 3-4도 치질은 수술이 필수적. 환자의 5-10%가 여기에 해당한다. 환부를 칼로 도려내는 외과적 수술과 레이저를 이용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레이저수술의 경우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주장과 효과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의료보험 적용을 피하기 위해 남용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대학병원과 치질전문인 대항병원, 송도병원 등은 외과적 수술을 선호하는 반면 상당수 개업의들은 레이저나 고주파수술을 많이 한다. 이대동대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박응범교수는 『레이저치료는 칼 대신 레이저로 조직을 자르는 차이가 있을 뿐 특별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학병원의 경우 대장·직장암 등 중증 환자들이 많아 치질에 주력하진 않는다. 서울대병원 일반외과 박재갑교수는 『단순 치질인 경우 굳이 대학병원에서 수술받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개업가에도 양질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항문병 전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선 이대동대문병원과 강동성심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클리닉이 치질수술을 많이 하는 편이다. 단순 치핵보다는 고름이 나오는 난치성 치루환자가 많다. 이대 박응범교수는 대장항문병학회 회장을 역임한 권위자로, 민간요법 등에 의지하다 합병증이 생긴 난치성 환자를 주로 다룬다.
강동성심병원 대장항문클리닉 박철재교수는 일찍부터 남들이 기피하던 항문병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전문의. 그는 『입원수술이 필요한 치질환자는 전체의 15%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약물이나 고무결찰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도병원 이종균원장은 개원가 치질클리닉의 선두주자. 고통없이 치질을 완치할 수 있는 비수술요법 개발에 앞장서 왔다. 서울대출신 외과전문의들이 모여 만든 대항병원(전 서울외과병원)은 학문적으로 검증된 치료법을 적용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대 박응범교수는 『항문에서 피가 나면 반드시 내시경검사를 통해 암여부를 먼저 진단한 뒤 전문의의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항병원 강윤식원장은 『수술을 받아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치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치질은 마취를 한 상태에서 의사가 눈으로 봐가며 세밀히 도려내야만 100%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재학기자
대항병원 강윤식원장이 치질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치질전문 명클리닉
강동성심병원 박철재 (02)2224-2222
경북대병원 전수한 (053)420-5601
경희대병원 이기형 (02)958-8114
고대구로병원 문홍영 (02)818-6044
삼성서울병원 전호경 (02)3410-2114
서울대병원 박규주 (02)760-2321
신촌세브란스병원 김남규 (02)361-6180
영남대병원 심민철 (053)620-3100
영동세브란스병원 손승국 (02)3497-3106
이대동대문병원 박응범 (02)760-5165
한림대성심병원 이봉화 (0343)380-3786
대항병원 강윤식 (02)6388-8114
송도병원 이종균 (02)2231-0900
추천인:박응범 이대동대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교수, 박재갑 서울대병원 암센터소장, 박철재 강동성심병원 일반외과 과장.
항문 건강수칙
1. 하루 5~10분간, 섭씨 40도 정도의 물에 항문을 담근다.
2. 채소, 현미, 잡곡, 해조류 등 고섬유질 음식을 먹는다.
3. 규칙적으로 대변을 보되, 변기에 앉아있는 시간은 10분 이하로 한다.
4. 항문을 자주 닦고 몸에 꽉 끼는 옷은 피한다.
5. 고춧가루, 생강, 겨자, 술 등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한다.
6. 변비나 설사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7. 장시간 앉거나 선 채로 일하는 것은 좋지 않다.
8.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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