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하게 정보화 시대로 바뀌어 가는 오늘날 정말 읽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아직 우리 곁에는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문화적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안타까워 하는 이웃이 많다.9월 서울 광진구 정립회관에 확장 이전한 서울장애인연맹 부설 새날 도서관(관장 채종걸·蔡鍾杰 서울장애인연맹 부회장)은 이런 이웃들에겐 더 없이 반가운 장소다. 30평 남짓한 공간의 자그마한 도서관이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이들의 표정에는 그 누구보다 배움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이 어려있다.
7년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반지하건물에서 조촐한 도서방으로 시작한 새날 도서관은 그동안 뜻이 맞는 장애인끼리 아름아름 키워나간 꿈의 공간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몇몇 출판사와 언론사의 친구들이 보내주는 도서도 더할 나위없이 고맙다. 여기선 크고 작은 신체장애를 지닌 전국 400여명의 회원들에게 매주 전화와 E메일로 필요 도서목록을 접수해 우편으로 대출해 준다. 물론 반납의 편의를 위한 우편봉투까지 함께 동봉된다.
채관장과 도서관의 유일한 상근직원인 곽철주(郭喆周·34·사진) 사무장도 각각 한쪽 다리가 불편한 소아마비 장애인. 한의사이기도 한 채관장은 도서관운영 경비의 대부분을 사재를 털어 마련한다. 곽사무장도 4년전 교통사고까지 당해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지만 7,000여권에 이르는 책의 발송과 반납, 장서 구입 등 바쁜 도서관 살림을 성실히 꾸리고 있다.
대부분 회원들은 책을 반납할 때 독후감을 비롯, 틈틈이 써 온 수필과 시를 함께 동봉한다. 도서관은 이런 글들을 모아 「새날을 여는 사람들」이란 소식지를 펴낸다.
『내가 가야 할 길은… 누가 무어라 해도 좌절하지 않고 강한 곳으로 가고 싶다』 경남 화동의 김회운(金會雲·34·2급장애인)씨는 『한탄할 시간이 있으면 인내와 노력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목표를 정하는게 현명하다』며『가식된 웃음에 익숙해진 세상에 참된 웃음이 무엇인지 알려 주고픈 희망으로 글을 쓴다』고 말했다. 문의전화: 454_7646, 8085
이주훈기자
june@hk.co.kr
김현경기자
moo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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