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가 너무 좋아 막노동을 해서라도 돈을 모아 서울에 올라가 직접 강의를 듣겠다』(대전 francisco100) 『공무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용옥선생 강의는 유익했다』 (진념 기획예산처장관) 『강의를 잘 보고 있다. 곽점초묘에서 나온 도덕경을 구하고 싶다』(slss)EBS가 11월 22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도올 김용옥의 알기쉬운 동양고전-노자와 21세기」에 대한 열띤 반응이다.
월-목요일 오후 10시 40분부터 40분간씩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대단하다. 방송 녹화장과 서점, 시청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KBS MBC 등에서 교양프로그램을 녹화할 때는 보통 방청객을 동원한다. 하지만 김용옥씨의 노자 강의 프로그램에서는 동원 방청객이 단 한 명도 없다. 시청자 중 방청 신청을 하는 사람이 하루에도 1,000여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직업도 아줌마 회사원 공무원 학생 등 다양하다. 방청객을 제한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방청을 위해 수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기획예산처의 진념 장관을 비롯한 직원 260명은 11월 27일 조달청 강당에서 가진 11월 29일-12월2일 방송분 녹화를 지켜보는 열의를 보였다.
이달말까지의 강의분이 수록된 책도 불티가 나고 있다. 방송예고와 함께 발매되기 시작한 「노자와 21세기(上)」 는 발매되자마자 11월 17-23일 교보서적 집계 베스트셀러 종합 부문 2위를 기록했다. 또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EBS 전체 평균시청률의 4-6배에 달한다.
왜 이처럼 「도올 김용옥…」의 인기가 높은 것일까?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김씨의 노자강의는 무엇보다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있어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전을 현재적 상황과 우리의 현실문제와 연계시키는 생동감이 넘친다.
방송 직전 김씨가 『재미없는 강의는 죄악이다』 라고 주장한 것처럼 강의는 무척 재미있다. 「인간과 자연환경의 이해」라는 방송을 하면서 『산토닌이라도 먹으면 똥구멍으로 삐질삐질 나오는 회충으로…』 라는 표현을 쓰는 등 거침없이 강의한다. 일반 출연자가 감히 하지 못할 말을 쏟아내 시청자의 속을 시원스럽게 해준다. 또한 특유의 제스처 역시 눈길을 잡는다.
김씨 개인의 대중적 유명도 역시 인기의 한 원인이다. 김씨는 대만국립대학, 도쿄(東京)대학의 석사학위, 하버드대학 박사학위 등 세계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고려대 철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명강의로 이름을 날렸다. 또한 줄기찬 저술활동, 강연, 방송활동 등으로 스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물론 『노자사상의 지나친 편애』라든가 『독단적이고 방송에 부적합한 말투』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노자강의를 기획한 EBS 정규호 팀장은 『청소년들이 쉽게 고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지만 주부 직장인 등 다른 사람들이 들어도 매우 유익한 강좌다. 2월말까지 노자를 56회까지 강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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