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崔淳永)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해외로 빼돌리거나 국내에서 조성한 비자금 규모가 2,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최 전회장은 이를 정계·관계에 대한 뇌물, 올해 2월이후에는 자신의 구명이나 대한생명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금 등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대한생명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 최 전회장이 88년1월부터 98년5월까지 대한생명 공금 1,878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밝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관련, 『최 전회장이 횡령한 자금이 어떤 곳에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횡령한 자금 가운데 상당액이 비자금으로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함께 검찰은 최 전회장에 대한 수사결과, 97년 해외로 빼돌린 외화 1억6,500만달러 가운데 국내로 다시 들여오지 않은 돈이 6,500만달러(780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최 전회장이 횡령한 자금과 해외로 빼돌려 행방이 묘연한 자금만 합해도 2,658억원에 이른다. 최 전회장은 또 98년 대한생명의 접대비·기밀비 43억원 가운데 5억~6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대한생명이 부실계열사에 빌려줬다가 떼인 2조7,822억원 가운데 일부가 최 전회장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은 대한생명이 계열사에 빌려줬다가 떼인 돈은 계열사 증자자금, 타 금융기관 대출 상환자금 등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대한생명 계열사들의 타 금융기관 대출은 최 전회장이 개인연대보증을 선 것이 많았다. 금감원은 특검당시 대한생명이 계열사에 빌려줬다가 떼인 돈의 규모만을 파악했을 뿐 계열사들이 당초 빌렸다가 못갚았던 타 금융기관 대출금을 어디에 썼는지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
최 전회장은 5월 재판에서 대한생명 공금중 일부는 주식매입 등에 사용했으나 일부는 「용도를 밝히기 어려운 곳」에 사용했다고 말해 평소 비자금을 조성해뒀다가 정계·관계등에 대한 광범위한 로비에 사용했을 것이란 의혹을 증폭시켰다.
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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