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그룹이 청와대 사직동팀의 대통령보고서를 언론에 공개한 진짜 이유와 목적은 무엇일까. 옷로비 사건을 둘러싼 갖가지 억측과 소문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신동아그룹이 모종의 「플랜」을 갖고 문건을 폭로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박시언(朴時彦) 전신동아그룹 부회장은 29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문건폭로 이유에 대해 『사정기관 책임자와 사건 관련자들이 사실을 축소·은폐하는 것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씨의 이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순영(崔淳永)전회장의 구속을 건의하는 항목이 실린 보고서 원본이 공개되면서 문건내용을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됐기 때문이다. 박씨는 30일 새벽 귀가하면서 자신의 본심을 엿볼 수 있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쏟아냈다.
박씨는 기자들이 최전회장의 구속이유를 묻자 『괘씸죄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박씨는 이어 최전회장 구속의 부당성을 역설했다. 『53년동안이나 해 온 기업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말문을 연 박씨는 『2월11일 최전회장이 구속된지 하루만인 2월12일 금감원이 들이닥쳤고, 2월13일에는 대생을 해외매각한다는 신문기사가 나왔다』며 정부의 「신동아그룹 죽이기」의혹을 제기했다. 박씨는 『금감원은 다른 부실보험사와 달리 대생이 부실을 정리할 시간을 주지도 않았고, 최전회장은 외자유치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 구속됐다』고 주장했다.
박씨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의 부실 생명보험사 구조조정을 통한 개혁작업을 정면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현재 신동아그룹 움직임의 최종 목표점을 암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즉 최전회장 등 신동아그룹은 어떻게든 대생을 다시 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있으며, 박씨의 문건공개나 최전회장이 이를 적극 만류하지 않은 점등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라는 설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분석이 정확하다면 신동아그룹의 폭로전으로 야기된 문건유출 파문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개혁정책의 최대 시련이 아닐 수 없다.
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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