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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자궁적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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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자궁적출술

입력
1999.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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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환자들은 진료실에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 특히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권유받으면 그 자리에서 눈물을 뚝뚝 떨구어 의사들을 안타깝게 한다. 과연 자궁을 들어내면 여성의 기능이 상실되는 것일까.자궁적출술은 복부나 질, 혹은 복강경을 통해 자궁경부와 자궁체부를 도려내는 수술이다. 자궁이나 난소 등 여성생식기관에 암이 생겼거나 자궁염증이 재발돼 치료되지 않는 경우, 심한 자궁출혈이나 분만도중 자궁파열이 생긴 응급상황 등에 실시한다.

자궁을 들어내도 성생활의 주역을 담당하는 질은 그대로 있고 여성호르몬도 계속 분비되기 때문에 성생활을 못하거나 성적 매력이 사라질 이유는 없다. 성적 쾌감도 떨어지지도 않는다. 자궁 뿐아니라 양쪽 난소를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받더라도 여성호르몬 보충치료를 받으면 질이 위축된다든지 분비물이 감소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원만한 성생활이 가능하다.

서유럽 국가에선 자궁적출술을 할 때 자궁의 입구쪽인 경부를 남겨두기도 한다. 자궁경부에는 남성 성기에 의해 압박을 느끼는 자율신경이 분포돼 있어, 성감 유지에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자궁암 환자가 많기 때문에 자궁경부를 남겨두는 수술은 별로 하지 않는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술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고 이해한 환자들은 수술 후 성생활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 경우가 75%나 됐다. 오히려 20% 정도는 임신에 대한 공포가 사라져 성욕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성욕이 감소한 경우는 5%에 불과했다. 주로 자궁경부의 압박으로 만족을 느꼈던 여성들이다.

자궁은 아기를 가질 때 이용되는 아기집일 뿐 여성의 상징은 아니다.

/박금자·박금자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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