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국빈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9일 오전 말라카냥궁에서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통상분야의 실질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무역확대를 위해 반덤핑규제 완화와 선적전(船積前) 검사 조기폐지, 바나나 관세 인하 등 열대과일의 수입확대 및 검역절차 완화 등에 공동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대통령은 특히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개선 및 국교정상화 의사를 밝히고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물은데 대해 『북한이 다른 국가들과 관계개선을 통해 국제사회에 진출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그러나 외교관계 수립에 앞서 충분히 협의해 달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필리핀 해군 현대화사업과 「일리한」지역 발전소 건설사업, 필리핀 정부가 추진중인 부동산등기 전산화사업 등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대통령은 필리핀이 요청한 농수산물 검역기간 단축을 위해 관련규정을 금년말 개정하고 산업연수생 제도의 계속 시행과 처우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숙소인 마닐라 호텔에서 필리핀 경제4단체가 공동 주최한 오찬 연설에서 양국 기업인들에게 단순무역 형태를 넘어선 전략적 제휴관계로의 발전, 농업기술 및 관광분야 협력강화를 제의하고 CDMA 등 통신분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30일 오전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대통령과 조찬을 함께하고 수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진 뒤 3박4일간의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다.
마닐라=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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