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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발전은 패러독스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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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발전은 패러독스 덕분?

입력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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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전해내려오는 여러가지 역설(패러독스)은 수학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수학적 개념이 발전하면서 역설이 극복되고 이를 통해 수학이론이 발전한다.몇 년 전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이런 퍼즐을 냈다. 「백만장자 몬티가 3개의 문 뒤쪽에 하나는 자동차, 나머지 두개에는 염소를 놓고 친구에게 자동차가 있는 문을 선택하면 주겠다는 내기를 걸었다.

친구가 문 하나를 선택한 뒤 몬티는 염소가 있는 문 하나를 열어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택한 문을 바꾸는 게 나을까 아니면 고수하는 게 나을까」 세가지 가능성. ①염소가 있는 문을 하나 열어보았으므로 확률은 반반씩 어느 문을 고르든 같다 ②문을 바꾸는 게 낫다 ③원래 문을 고수하는 게 낫다. 정답은 선택을 바꾸는 게 자동차를 탈 확률이 2배 높아진다.

내가 처음 선택한 문 뒤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3분의1이지만 염소가 있는 문을 열어보고 나서 다른 문을 선택한다면 결국 두 번 문을 열어보는 셈이므로 확률이 두 배로 높아진다.

이 문제가 신문에 실리자 한 수학자가 즉각 반론에 나섰다. ①번과 ②번 답을 놓고 확률·통계론자들끼리 1년이 넘는 논쟁이 일어났다. 실제 일어난 사건을 조건으로 삼는 조건부 확률에 대한 착각 때문이다.

조건부 확률은 재판에도 결정적이다. 유명한 OJ 심슨의 무죄판결이 그렇다. 아내의 피살현장에서 채취된 DNA는 심슨의 것과 일치했다. 통상 DNA분석결과가 우연히 일치할 확률은 1만분의 1. 검사측은 심슨이 99.99%의 확률로 살인자라고 결론내렸다. 반면 변호사측은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인구 300만명 중 300명이 같은 DNA를 공유하므로 심슨이 살인자라는 결론은 99.7%의 확률로 오판이라고 주장했다.(300명중 한명이기 때문에) 결국 재판부는 변호사측의 손을 들어 주었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의 철학자 유불리데스가 고안한 거짓말쟁이 역설은 2,500년이 지나 불완전성 정리로 정리됐다.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이다」라는 패러독스인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크레타인이었던 그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거짓이라면 그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1931년 미국의 수학자 괴델(1906-78)은 거짓말쟁이 역설에서 착안해서 「어떤 수학적 이론이 모순을 내포하지 않는다면 모순이 없다는 사실을 그 이론 속에서 증명할 수 없다」는 불완전성 정리를 완성했다.

사실 많은 역설은 착각이다. 거짓말쟁이 역설은 거짓일 경우 「어떤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 즉 「크레타인이 거짓말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뜻에 불과하다. 또 다른 퍼즐. 「한 호텔에 3명의 손님이 20만원씩 내서 60만원짜리 방에 묵었다. 나중에 지배인은 방값이 55만원이라는 것을 알고 5만원을 돌려주도록 했다.

호텔 종업원은 5만원을 3등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2만원을 자기 주머니에 넣은 뒤 1만원씩 돌려주었다. 돌아오면서 종업원은 고민에 빠졌다.

3사람이 19만원씩 57만원, 자기 주머니에 2만원이 있으니 1만원은 어디로 간 걸까?」 이 문제도 57만원에서 종업원이 챙긴 2만원을 빼서 방값 55만원이 나오는 지당한 결론을 60만원에 연결시킴으로써 착각을 유도한 것이다. 과학기술원 한상근(수학과)교수는 『역설은 수학자들도 혼란에 빠질 정도로 어렵다. 오랜 수학적 논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수학이론이 정립되고 발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수학퍼즐풀이 인터넷 사이트

퍼즐풀이, 문답풀이 등을 통해 수학에 대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소개한다. lina.infobank.net/sung/puzzles(서울대 박사과정 박부성씨의 수학퍼즐) www.mathlove.co.kr(수학교사 모임 수학사랑 홈페이지) my.netian.com/-math(유니텔 수학동호회 뫼비우스의 띠의 전 시숍인 조용씨가 질문 당일 답변) www.kmec.net/pureun/htdocs/move/elm/em366002.htm(미국의 유명 사이트인 닥터 매스 번역) www.ies.co.jp/math/java/index.html(일본 회사가 개발한 자바 프로그램 동영상으로 수학원리의 이해를 도움)

박부성씨의 수학 사이트에 나온 여러가지 퍼즐을 한번 풀어보자.

1. 각 문자는 각각 숫자를 가리키며 가장 앞자리 숫자는 0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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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음의 도형을 닮은 도형으로 4 등분해 보자.

/\

/ \

/ \

/ \_______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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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_____________________\

3. 여덟 사람이 리그전을 벌였다. A,B 두 사람이 공동 우승을 했는데 묘하게도 C는 D를 이긴 모든 사람에게 이겼고 D는 C를 이긴 모든 사람에게 이겼다. 그렇다면 A의 리그전 전적은 몇승 몇패일까? 무승부는 없다.

1.

9 5 6 7

+ 1 0 8 5

---------

1 0 6 5 2

더한 결과 다섯자리 수의 맨 앞자리 M은 1만 가능하다. S+1이 두자리 숫자가 되는 방법은 9+1 즉 S는 9이고 O=0이다. E와 0을 더해 E가 아닌 다른 수(N)가 나왔으므로 N은 E보다 1 큰 수이고 이미 나온 9,0,1,8은 제외된다. 이런 식으로 대입하면 답이 나온다.

2.

/\

/ \

/ \

/ ___\_______

/ /\ /\

/___/ \ ___/ \

/ \ / \

/__________\/_________\

3. 5승2패. A와 B가 공동우승을 했으므로 7승0패는 제외. C는 D를 이긴 모든 사람에게 이겼고 D는 C를 이긴 모든 사람에게 이겼으므로 C D중 한번에겐 졌다는 이야기이므로 6승1패도 제외. 8사람이 리그전을 벌일 때 승부는 모두 28번이고 무승부가 없으므로 승수는 28승이다. 4승3패를 했을 경우 A,B의 승수 8번, 나머지 6사람이 모두 3승을 했다 하더라도 18승으로 더하면 승수가 모자란다. 그러므로 정답은 5승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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