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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과학기술 발전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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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과학기술 발전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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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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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토시는 매우 우아한 운영체제를 가진 컴퓨터다」. 84년 애플사가 애칭으로 「맥」이라 불리는 컴퓨터를 내놓았을 때 많은 컴퓨터 전문가와 잡지들은 이 기계의 아름다움을 상찬했다.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컴퓨터가 까만 화면만 보여주면서 어려운 명령어를 한 줄씩 입력하라고 커서를 깜빡이고 있는 것과 맥은 크게 대조되었다.

하지만 상황은 6년 만에 달라졌다. 90년 MS사가 도스를 버리고 윈도 3.0이라는 운영체제를 내놓았다. 컴퓨터를 사려는 수많은 사람들은 애플의 아이디어를 베낀 윈도를 사기 위해 몰렸고 불과 4년 만에 2,500만 장의 소프트웨어를 파는 신화를 이뤄냈다. 그리고 그 신화는 윈도 95, 또 98로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선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기계들 중 특정한 한 가지 기계를 고른다. 왜? 기계의 발전은 단지 성능의 향상이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일어나는 건가? 앞으로 더 나은, 더 좋은 기계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예일대 컴퓨터과학부 데이비드 겔런터 교수가 쓴 「기계의 아름다움(Machine Beauty)」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다. 그는 기계를 단지 차가운 강철로만, 또는 손가락 마디만한 반도체칩의 직렬 배열로만 보는 단순한 사고를 넘어선다.

그는 「아름다움이란 테크놀로지와 과학의 배후에 존재하는 추진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또 궁극에는 대중적인 성공을 보장해 주었다고 분석했다.

그가 말하는 아름다움은 예술미와는 다르다. 화려함으로 멋을 낼 수 있거나 기괴함으로 이국미를 안길 수 있는 종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계의 아름다움은 「힘과 단순함의 행복한 결합」이다. 컴퓨터의 경우 그는 아름다움이란 컴퓨터의 잠재능력을 극대화하고, 사용자의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있다고 본다. 인간과 기계의 창조적인 공생관계와 사고의 증폭을 만들고, 과제를 성공리에 수행하는 능력이 바로 컴퓨터에서 찾을 수 있는 미적 감각이다.

이런 단순함의 매력은 독일의 예술디자인 학교 바우하우스의 청년 장인 마르셀 브로이어가 1928년 만든 체스카 의자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과 같다.

구부린 강철관 틀에 앉는 부분과 등받침을 텐트천으로 씌운 의자. 겔런터 교수는 이 의자를 「편안하면서도 우아하고 단단한, 그리고 값 싼 재료를 쓴, 심오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기계미의 교과서적인 예」라고 평가한다.

지은이는 프로그래머들은 문제를 간단하게가 아니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로, 번지르르한 외관과 복잡한 기능으로 사용자의 편리함을 도외시함으로써 「소프트웨어의 위기」를 가져온다고 비판하고 있다.

『모든 테크놀로지스트들은 드로잉이나 디자인, 예술사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새로운 기계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책에서 그들의 창의력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 지 발견할 수 있을것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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