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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된 출세길' 버리고 '아리랑고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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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된 출세길' 버리고 '아리랑고개' 넘어갑니다

입력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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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라리, 그 삶의 소리 사랑의 소리(93)」「강원도 산성기행(96)」「해외동포아리랑CD(96)」「정선 신동읍 지명유래(96)」「정선아리랑 찾아가세(97)」「정선의 민요(98)」「동강아리랑(99)」강원 정선군 신동읍 방재리 정선아리랑연구소장 진용선(秦庸瑄·37·사진)씨가 90년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폭발적 열정으로 일궈낸 귀거래사들이다.

정선 함백초교, 춘천중, 춘천 강원고(수석졸업), 인하대 독문과(졸업평점 4.0)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진씨는 88-90년 싱가폴회사에서 당시 대졸자들의 6배나 되는 보수를 받았다.

『생활의 여유도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지는 못했다. 당시의 방랑과 방황에 대한 종착점이 귀향이었으며 정선아라리가 정신적 풍요를 가져다 주었다』

90년 귀향한 진씨는 부모님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으며 이 와중에서 양친이 별세하는 고통을 겪었다. 진씨는 91년부터 아리랑연구에 몰두했으며 93년 폐교인 매화초교를 임대해 아리랑연구소를 개소했다.

진씨의 외로운 탐험과 가족들의 인내로 우리의 아리랑은 다시 우리품으로 돌아왔고 아리랑연구소는 명소가 되었다. 그의 「발품」덕에 정선아리랑은 600여수에서 1,200여수로 늘어났으며 영천아리랑 구미아리랑 부산아리랑 등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아리랑들이 채록돼 다시 살아났다. 그는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쿠바 등지에도 수십차레 드나들며 독립군 후예등이 부르는 아리랑을 채록해 CD를 제작했다.

아리랑연구소는 해외에도 이름이 알려지고 있다. 올 5월 일본 사이타마현 호소다여고생 480명이 찾아와 아리랑을 배우고 갔으며 8월에는 일본대학교수단 20여명이 이곳에서 아라리를 음미했다. 7월에는 해외입양아 80여명이 조국알기차원에서 다녀갔고 8월에는 유네스코 청년단 30여명이 아라리의 구성진 가락에 취했었다.

진씨는 『그동안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가장의 뜻을 이해해준 가족들에게 감사한다』며 『우리나라도 젊은 사람들이 지역전문가가 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강의 저술 번역 등으로 생계를 해결하고 있다. 영문아리랑홈폐이지도 준비중이며 올해안으로 일본을 두루 다니며 아리랑을 소개할 예정이다.

정선=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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