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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회장 구속' 건의 누가 삭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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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회장 구속' 건의 누가 삭제했나

입력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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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그룹 전부회장 박시언씨가 사직동팀 최종보고서를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서 최순영전신동아그룹회장과 신동아측에 불리한 내용을 고의로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옷로비 의혹 사건과 대통령 보고서 문서 유출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씨가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면 「김태정 죽이기」음모론이 점차 신빙성을 얻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삭제된 부분은 최종보고서 4번째 페이지 중 『최순영회장 사건은 1억6,500만달러의 재산 해외도피, 수출금융 1억8,500만달러 편취행위로서 사건처리를 둘러싼 유언비어가 광범위하게 유포돼 있는 점을 종합하건대 최회장을 구속, 신속한 종결이 바람직하다』는 「건의」내용이다.

따라서 박씨가 삭제한 뒤 공개했을 경우, 언론을 이용해 김전장관과 박주선(朴柱宣) 전청와대사정비서관을 곤경으로 몰아넣으려 했다는 「속셈」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신동아그룹의 부도덕성이 부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박전비서관이 김전장관에게 건네줄 당시부터 「건의」사항 부분이 삭제됐거나 김전장관이 이 부분을 빼고 복사해주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씨는 29일 검찰 조사에서 『김태정 전장관으로부터 건네 받아 복사할 당시부터 삭제된 부분으로 드러난 곳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씨의 주장대로라면 김전장관이 4번째 페이지의 아래 부분인 「건의」내용을 빼고 주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박씨가 문건을 입수한 경위에 대해 『김전장관이 준 것을 여직원을 시켜 복사했다』고 주장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박전비서관이 김전장관에게 보고서를 건네면서 문제의 삭제 부분을 빼고 복사해준다는 것도 상식에 반한다. 당시 상황에서 삭제된 「건의」부분은 사정관계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전비서관이 보고서를 통째로 넘겨주면서 일부분만 빼고 김전장관에게 주었을 확률도 낮은 셈이다.

대검 중수부가 사직동팀 최종보고서 유출 경위를 수사중이므로 조만간 박씨가 공개한 보고서의 일부분 삭제 경위도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이나 검찰은 일단 박씨가 의도적으로 뺐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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