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한광옥 청와대비서실장, 남궁진 정무수석의 만남은 내내 화기가 감돌았다. 이총재와 한실장은 『원만한 성품 탓에 당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경륜이 있는 분이니 정치가 있도록 만들어 달라』는 등 서로를 한껏 추켜 세웠다.이총재가 『어려운 때이니 사태를 올바로 풀 수 있도록 두 분이 정확한 의사를 전달해 달라』고 주문하자 한실장은 『날씨가 풀어지는 것처럼 정치도 풀어졌으면 좋겠다』고 받았다. 한실장이 다시 『이총재께서 대화로 정국을 풀어달라』고 요청하자 이총재는 『내가 늘 해온 얘기다. 좋은 분들이 청와대로 갔으니 잘 되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남궁수석도 『건전한 동반자 관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총재와 한실장은 상견례 후 5분여동안 단독으로 만났다. 이 자리서 한실장은 『여야가 국정동반자로서 원만히 (문제를) 풀어갔으면 좋겠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전했고, 이총재는 『신뢰가 중요하며 야당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정치는 지양하고 큰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맹형규 비서실장이 전했다. 그러나 정작 총재회담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었다』고 맹실장은 밝혔다.
이에 앞서 한실장과 남궁수석은 자민련 박태준 총재도 찾았다. 박총재는 『이런 저런 첩보가 많은데 정직하게 (대통령에게) 문서를 올리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엄히 다스리는 분위기가 돼야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한실장은 『사실 그대로를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대통령의 뜻이 우당에도 굴절없이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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