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시장 활성화를 촉발시킨 뮤추얼펀드시대 1년을 맞았다. 뮤추얼펀드시장은 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미래에셋 박현주1호 이후 지금까지(10월말 현재) 69개펀드 5조6,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전문성과 운용투명성을 무기로 기존의 투신사에 도전장을 내며 설립된 자산운용사도 이미 10개. 증가추세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우리 주식시장의 비중은 일반투자자가 60%로 절대우위. 기관 30%, 외국인이 10%대에 머문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간접투자시장은 여전히 좁은 편인 점을 감안하면 간접투자 시장은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편집자주올 1월16일 495억원으로 투자를 시작한 미래에셋 「박현주4호」가 자본금 5,000억원대로 늘어났다. 만기를 목전에 둔 현재 총수익률 105.9%(11월24일 종가기준), 지수상승률(55%)대비 상대수익률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장의 흐름을 벗어나지 않고 고비마다 잘 옮겨탄 게 주효했습니다』 펀드매니저 이병익(李炳益·35)씨는 특히 종목보다는 시황에 따른 주식 편입비율 조절 타이밍이 스스로 대견스러울 정도로 좋았다고 자평했다.
당초 그는 올 증시를 「개인자금의 기관이전 초입단계」로 보고 기관화장세와 유동성장세를 예측했다. 근거는 정부의 기업구조조정 드라이브. 기업이 부채비율을 낮추려면 자산매각과 증시(증자 등)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고 당연히 정부는 시장부양책을 쓸 것이라고 판단한 것. 정부는 기대대로 금리를 상반기 6-7%대에서 묶었고 개인자금은 무서운 기세로 기관으로 몰려들었다. 지난해 5조원대에 그치던 주식형수익증권 잔고는 현재 약 55조원대. 기관의 필수 포트폴리오종목인 대형우량주들이 오르지 않을 수 없는 장세가 전개된 것이다. 대표종목인 삼성전자는 연초 6-7만원대에서 현재 23만원대로 치솟았다.
하지만 그가 펀드운용을 시작한 시점은 가파른 상승장세(650포인트대). 다른 펀드들이 매수에 열을 올릴 때 그는 템포를 늦춰 주식편입비율 20%를 유지했고 장이 꺾이면서 500포인트대로 내려앉은 뒤 80%로 늘렸다. 『올해는 크게 6차례 가량의 장꺾임이 있었습니다』 그 고비마다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파는」절묘한 타이밍으로 수익률을 높여나갔다.
지수가 1,000포인트대를 넘나들던 7월이 분수령이었다. 당시 외평채금리는 치솟고 국내금리도 10%대에 육박했다. 기관의 자금유입세가 주춤했고 5월부터 시작된 외국인 매도세는 피크를 이뤘다. 과감히 주식을 팔아 편입비율을 40%로 낮췄다. 7월을 고비로 박현주4호는 숨가쁜 투자레이스를 부동의 1위로 굳혔다. 『하락장에서도 다행히 엔고수혜주 중심의 일반종목 포트폴리오가 적중해 손실률을 줄였습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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