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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재미있게 밥먹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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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재미있게 밥먹이는 이야기

입력
1999.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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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주부 김숙경(32)씨가 쓰는 육아일기를 새로 싣습니다. 다섯살(지인), 여섯살(주형) 연년생 남매를 키우고 있는 김씨는 육아정보지 「보금자리」의 발행인이며 「돈 안들이고 아이 잘 키우는 방법」등 육아서적을 냈습니다.나는 평소에는 아이에게 맺고 끊는 게 분명하지만 이상하게도 밥 먹이는 일만큼은 애걸복걸하게 된다. 아마도 한 입이라도 더 먹이고자 하는 「애미」로서의 본성일 것이다. 아이에게 밥먹이고 나면 한바탕 전쟁을 치른 기분이다.

그날 저녁도 주형이를 꼬드겨 밥을 한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고 쫓아다니는 데 주형이가 유별나게 밥먹기를 싫어해 짜증나기 시작했다. 주형이가 밥을 잘 먹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아이가 밥 먹는 일을 즐겁게 생각해야할 것 같았다.

집에 있는 어떤 그림책을 보니 곰돌이 주인공이 뚝배기 된장국을 주 메뉴로 해서 밥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있었다. 그래, 이게 도움이 될지도 몰라.

뚝배기 된장국을 만들어 식탁위에 놓고 그림책을 주형이가 볼 수 있도록 세워놓았다. 그리고 곰돌이와 주형이 목소리를 번갈아 흉내내면서 관심을 유도했다.

『곰돌아, 우리 밥먹자』

『그래, 우리 주형이, 너도 많이 먹으렴』

『곰돌아, 밥 많이 먹고 우리 달리기 시합하자』

『달리기 시합하면 내가 이길걸? 넌 밥을 안 먹으니까 힘이없어. 우하하!』

주형이가 흥미를 갖는 것 같았다. 이 때 엄마 목소리로 돌아와 주형이에게 사람이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동화식으로 말해주었다.

『우리가 밥과 반찬을 먹으면 위주머니에서 소화시킬 때 영양소를 뽑아낸단다. 영양소는 우리에게 좋은 일을 한단다. 머리카락도 자라게 해주고 손톱발톱도 자라게 해주고…』

주형이는 이야기를 듣고나더니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주 맛있게…. 밥을 먹고 나서 손톱 발톱을 잘라주면서 『우리 주형이가 밥을 잘 먹어서 이렇게 잘 자란거예요』하고 말해주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또 키와 몸무게를 표시하는 종이를 벽에 붙여 두고 표시해주었더니 주형이가 자기 키가 알마나 크는지 궁금해져서 밥을 열심히 먹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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