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물반, 고기반이었지, 고기가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게 지고 다닐 때는 울었어』한때 그물이 터지도록 고기가 들었던 건강망을 바라보는 연평도 유노인의 눈가는 촉촉해진다. 이제 어쩌다 한 마리 걸리는 조기 새끼를 가지고 돌아가지만 유노인은 조기가 돌아올 것이란 변치 않는 믿음으로 날이 새면 다시 바다로 향한다.
윤선도가 보길도 유배지에서 읊었던 「어부사시사」속 바다가 탈속의 도피처였다면 지금 바다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 바다와 한 몫의 삶을 사는 어부들의 모습은 또 어떠할까?
MBC가 2부작 창사특집 다큐멘터리로 마련한 「신어부사시사」는 투박한 삶의 현장인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어부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들에게 바다는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생존의 터전임과 동시에 빛바랜 고향 같은 곳이다.
29일 밤11시에 방송되는 제1부 「사람, 그리고 고향바다」는 상어잡이에 나선 다물도 상어낚시꾼, 서해교전으로 발이 묶인 연평도 꽃게잡이꾼, 톳 채취로 생계를 이어가는 예작도 주민 등 바다와 함께 묵묵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30일 제2부 「태풍, 그리고 삶의 바다」는 바다에 맞서 싸우는 어부들의 얘기다. 태풍 피항지 1번지 흑산도, 한중어업협정으로 중국 배들과의 치열한 격전지가 될 동중국해에서 거친 파도와 싸우는 뱃사람들, 대형선망의 고등어 조업현장 등 땀흘리는 사람냄새가 나는 바다의 현장을 담았다. /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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