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京都) 중심가 빈민촌에 사는 한인 징용 1세대들의 애환을 담은 「교토40번지」 사진전이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서울 중구 문화일보 갤러리에서 열린다.지구촌동포청년연대 등 5개 시민단체와 다큐사진가 신동필(申東必·34)씨가 공동주최한 이번 사진전은 교토 가모가와(鴨川) 강변 마쓰노키최(松ノ木町) 40번지의 징용 1세대와 후손 100여명의 비참한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한다.
벽과 지붕 곳곳이 무너진 판잣집, 쓰레기와 고철덩어리가 널려 있는 골목, 난민수용소를 연상시키는 철거용 철조망, 가로등도 없는 암흑의 밤풍경 등에는 50년간 이들이 겪은 극도의 가난과 차별, 설움이 배어있다. 이들은 1950년대 교토시 도시계획에 밀려 이곳 강변촌으로 모여들게 됐다.
한 겨울에도 난방비가 없어 냉방에서 잠을 잔다는 징용 1세대 윤상현(81)옹과 고향을 떠난지 50년이 지나 이름도 잊어 버린 김할머니, 아직도 강제징용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김태길(78)옹. 이들에겐 수입이라곤 일본정부에서 나오는 월 6만엔(60만원)의 생활보조금이 전부이며 보살펴 주는 사람 하나 없다.
40번지 자치회 부회장 이낙선(李樂善·75)씨는 『이곳에서 많은 징용세대들이 희망도 없이 살다 죽어갔다』며 『이들에게 고국은 먼 나라일 뿐』이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시민단체들은 징용 1세대 돕기 모금운동을 벌이는 한편 12월초에는 공동 실태조사단도 파견할 계획이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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