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건(高 建)서울시장이 판공비 사용내역을 공개한 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장들도 판공비를 공개하거나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잇따라 밝히고 있다.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자치단체장의 판공비 공개를 위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한데다 판공비 역시 국민세금으로 조성한 만큼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이어서 판공비 비공개 관행은 이제 설자리를 잃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앙부처 장관과 기관장들도 판공비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대구시는 26일 문희갑(文熹甲) 시장이 올들어 지난 16일까지 사용한 판공비는 기관운영 업무추진비 5,800만원과 시책추진 업무추진비 7,700만원 등 모두 1억3,500만원으로 올해 책정된 판공비 예산(3억6,640만원)의 36.8%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경북도도 이의근(李義根) 지사가 10월말까지 기관운영 업무추진비 7,559만원과 시책업무추진비 8,110만원 등 1억5,669만원을 사용, 올해 판공비 예산(2억2,640만원)의 69.2%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문시장의 지난해 판공비 집행내역은 전체 예산 4억3,800만원 가운데 기관운 영 업무추진비 1억8,360만원과 시책관련 업무추진비 2억2,140만원 등 모두 4억500만원(92.4%)이다.
홍선기(洪善基) 대전시장과 심대평(沈大平)충남지사는 최근 2년8개월간 각각 11억300만원과 14억4,200만원의 판공비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참여자치 시민연대의 행정정보공개 요구로 대전시와 충남도가 공개한 97~99년 판공비 집행내역에 따르면 홍시장은 97년 4억6,600만원, 98년 4억7,200만원, 99년 8월말현재 1억6,500만원등 모두 11억300만원의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사는 97년 5억9,500만원, 98년 5억6,300만원, 99년 2억1,800만원을 각각 사용했다.
인천시는 『고건 서울시장의 공개현황 등을 검토한 뒤 시 집행부의 의견을 취합, 공개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고 이원종(李元鐘) 충북도지사도 『국민세금으로 판공비를 쓰는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해 조만간 판공비를 공개할 것임을 밝혔다. 임창열(林昌烈) 경기지사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인 김완주(金完柱) 전주시장은 이날 『도내 14개 시장·군수의 판공비 내역을 조만간 일반에 공개하겠다』며 『수주전 시장·군수들이 판공비 공개에 합의, 현재 관련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