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사형판결을 받은 터키 쿠르드족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의 구명을 위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다. 터키에 살고 있는 1,200만명의 쿠르드족에게는 독립투쟁의 영웅으로, 대다수 터키 국민에게는 지난 15년동안 3만7,000명을 살해한 테러리스트로 여겨져온 오잘란에 대한 사형집행이 간단치않을 전망이다.우선 유럽연합(EU) 러시아 그리스 등 국제사회는 사형제도에 반대하며 터키에 일제히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귄터 베르호이겐 EU 집행위원은 『판결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사형제도가 폐지되지않는한 터기의 EU 가입 전망은 어둡다』고 말했다.
독일의 녹색당 역시 『이번 판결은 쿠르드족 문제에 대한 평화적인 해결 모색에 치명적』이라고 논평했다. 국제사면위원회도 『불공정한 이번 재판은 국제법 준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사형집행제도를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터키 정부는 일단 이러한 국제사회의 여론에 한발 물러났다. 오잘란에 대한 사형집행 최종결정에 앞서 유럽 인권법원의 판결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인권법원은 오잘란 변호인단의 형집행연기를 요청을 30일 심의할 예정이다. 변호인단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터키 정부는 인권법원의 심리가 종결될 때까지 사형집행을 연기해야 한다.
하지만 터키 정부의 운신폭은 좁다. 사형집행이 이뤄지려면 터키 의회와 대통령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기에 오잘란 사형집행 결정권은 이미 법정을 떠나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사형집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비등하고 터키 의회가 지난 14년동안 사형집행을 승인한 적이 없어 실제 사형집행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터기 정부로서는 국내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오잘란을 테러리스트로 인식하고 있는 국민과, 연립정부의 한축을 형성하고 있는 극우 국민운동당(MHP)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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