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회장에 대한 수사를 1년동안이나 끌었을까. 신동아측의 로비스트 박시언씨는 대체 누구길래 서슬퍼런 검찰총장 집무실에서 옷사건 보고서를 들고 나올 수 있었을까…」최 전회장의 외화밀반출혐의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초 이후 신동아측이 박시언 당시 그룹고문을 내세워 벌인 전방위 로비행적을 보면 그 해답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최 전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무르익어 가던 지난해 10월. 당시 박씨는 10월28일 자신의 고교(목포고) 후배이자 최 전회장사건을 수사중이던 김규섭(金圭燮) 서울지검 3차장검사를 찾아가 1시간 가량 만났다.
이후에도 박씨는 서울지검청사를 2-3차례 더 찾아와 검찰관계자들을 만나 로비를 벌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박씨의 「활약」이 효험을 본 것일까. 이즈음 검찰은 신동아그룹 계열사인 대한생명이 10억달러의 외자유치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익과 경제안정을 위해 최회장사건 수사를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신동아측이 지난해 12월 고가그림을 대량 매입했던 점도 로비의혹과 무관치 않고, 이 역시 박씨가 주도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림로비의혹은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흐지부지됐으나, 신동아측의 로비실상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캐내야 할 핵심사안이라는 지적이다.
신동아측이 최 전회장 구속을 막고 최 전회장의 그룹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몇몇 여권핵심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박씨를 내세워 여권을 상대로 깊숙한 로비를 벌였다는 설도 파다하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금융감독위원회가 대한생명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권상층부로부터 압력성 전화가 종종 걸려왔고, 옷로비사건에 대한 국회청문회(8월)는 새로운 사실은 밝혀내는데 실패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씨는 재미교포출신으로 국내사정에 어두운 데도 그룹부회장에 영입된 것은 그가 여권인사들과 닿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신동아측이 박씨를 앞세워 로비한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전했다.
김동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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