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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언은 누구인가... 현정권 실세들과 친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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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언은 누구인가... 현정권 실세들과 친분

입력
1999.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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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가와 검찰 안팎에서는 신동아그룹 전부회장 박시언(朴時彦·61)씨가 화제의 인물로 부상했다. 박씨가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실에서 옷로비의혹에 대한 사직동팀 내사결과 보고서를 입수했음이 확인 됐기 때문이다. 8월 옷로비 청문회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씨를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 구명로비의 핵심고리로 지목하기도 했다.실제로 박씨는 그동안 현정권 실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으며 검찰총장실에까지 무시로 드나들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남 해남이 고향인 박씨는 목포고 6회 졸업생.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장의 2년 선배이고 최영철(崔永喆)전국회부의장의 한해 후배다. 박씨는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군에 입대, 월남전에 참전했으며 전역후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갔기 때문에 고교동문 등 국내인사들과는 안면이 넓지 않다. 한총장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포트대를 졸업한 그는 LA에서 건설업으로 성공했으며 한인회 활동을 기반으로 미국의 대선과 주시사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톰 브래들리 전 LA시장의 고문을 맡기도 했고 미국 민주당 지역자문위원을 지낼 정도로 주로 민주당인사들과 친분이 있었다.

80년대 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미국에 망명해 있을 때 인연을 맺었고 뉴욕 한인회장을 지낸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과도 알고 지내게 됐다.

박씨가 최순영회장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IMF관리체제 초기인 98년초. 당시 최회장은 미국 생명보험회사인 「메트로 라이프」로부터 10억달러의 외자 유치교섭을 벌이고 있었고 최회장은 박씨를 영입해 외자유치 성사를 위한 미국내 로비스트로 활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독교계의 큰손이기도 했던 최회장은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박씨가 한 종교지의 인터뷰에서 『교회 200개를 짓는 게 필생의 꿈』이라고 말 한 기사를 읽고 박씨를 가까이 하게 됐다고 한다.

박씨는 최회장의 외화도피혐의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검찰과 정권을 상대로 한 최회장 구명로비로 역할의 중심이 바뀌게 된다. 검찰주변에서는 박씨가 김태정전총장을 김대중당선자와 독대하는 기회를 마련해준 것을 계기로 김전총장과 친해졌다는 설이 떠돌고 있다. 박씨는 또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동생인 가수 로저 클린턴이 방한했을 때 김태정총장과 만나게 해준 일도 있다.

박씨는 최회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일 때 김태정총장실에 드나들었을 뿐만 아니라 목포고 후배로 당시 최순영회장사건을 지휘하고 있었던 김규섭(金圭燮)서울지검 3차장실에 드나드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한때 박씨는 김대통령내외와 직접 통화할 정도로 친하고 박지원장관등 정권 실세들과 절친하다며 자신을 과시하고 다닌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권의 한 핵심인사는『확인 결과 박씨가 대통령과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전혀 없었다』면서 『박씨를 청와대로 불러 청와대를 팔고 다니지 말라. 그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다니면 당신이 감옥에 갈 것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박씨의 최순영구명 로비는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최회장의 사법처리가 지연되는 등 일부 효과가 있었다는 시각도 있으나 이는 최회장이 추진중이던 외자유치 때문이었다는 것이 검찰측 설명이다. 박씨가 로비자금을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신동아측과도 불화를 겪었다는 얘기도 있다. 박씨는 5월 신동아그룹 부회장직에서 물러났으며 지금은 신동아건설 고문직에 있다. 일각에서는 박씨의 최회장구명로비가 실패한 뒤 최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나섰으며 이때부터 세간을 시끄럽게 한 옷로비사건이 시작됐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계성기자

wkslee@hk.co.kr>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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