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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각종 캐릭터상품으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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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각종 캐릭터상품으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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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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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버터플 야도란 피존투 또가스/ 서로 생긴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 친구(맞아)/ 산에서 들에서 때리고 뒹굴고 사막에서 정글에서 울다가 웃다가/ 서로 만나기까지 힘들었어도 우리는 모두 친구/ 피카피카 피카츄 피카츄…』포켓몬스터(Pocket Monster)다. 어느나라 말인지 모를 이름에, 괴상망측하게 생긴 몬스터(괴물)들이 우리나라의, 전세계의 동심을 빼앗고 있다. 어른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뭐야? 왜 좋아하는거야? 하나도 안 예쁜데…』 대체 뭘까, 왜 아이들은 포켓몬 앞에서 사죽을 못쓰는가?

◆ 포켓몬의 세계적 열기

TV,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 상품 등 어린이 문화의 전 분야에 포켓몬의 위력은 대단하다. TNS미디어코리아가 4-12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10월 한달간 TV 만화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 SBS가 7월 중순부터 수·목요일에 방영하는 「포켓 몬스터」가 서울(21.8%) 등 전국에서 단연 1위였다. 8월에 첫 발매된 뒤 5권까지 나온 만화 「포켓몬스터 스페셜」도 권당 7만 5,000부가 팔려나가며 교보문고 아동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10주째 지키고 있다.

이런 인기를 등에 업고 캐릭터 상품으로 파생되어 「포켓몬스터 짜장」 「포켓몬스터 과일카레」 「포켓몬스터 빵」 등의 식품과, 열쇠고리, 인형 등 다양한 어린이 용품에 파고 들고 있다. 캐릭터 한 장을 구하기 위해 아이들은 500원짜리 빵을 사서 먹지 않고는 버린다.

미국에서의 열기는? 11월초 개봉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이 개봉 5일 만에 5,200만 달러를 벌어 박스오피스 애니메이션 최고기록을 수립했고 비디오 게임·캐릭터상품은 지난해 8월 출시된 이후 10억달러가 판매됐다. 원산지인

일본에서의 시장규모는 4,000억엔(약 4조원) 으로 추산되고 있다.

◆ 캐릭터의 잡종화

95년 일본에서 게임으로 등장한 후 TV, 만화, 캐릭터 상품을 휩쓸고 있는 포켓몬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150여개. 피카츄, 꼬부기, 파이리 등 포켓몬 중 최고의 빅스타는 단연 피카츄다. 텔레토비 열풍은 포켓몬에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유아의 발음으로 『피카, 피카』 속삭이는 피카츄는 미키마우스, 둘리, 텔레토비 등 성공한 캐릭터의 요소를 모두 지니고 있다. 바로 귀엽고, 친근하고, 새롭고, 단순하다는 것이다.

이런 요소에 더해 포켓몬 캐릭터는 현대문화의 특징인 퓨전(fusion·혼합)을내포한다. 피카츄는 병아리, 강아지, 다람쥐를 혼합한 듯한 생김새다. 기존 캐릭터 등이 한 동물을 상징화한데 반해, 포켓몬은 여러 동물의 요소를 변형, 잡종화(하이브리드)했다. 유전자 공학의 기술이 캐릭터로 파고든 느낌이다. 150여개의 신비한 동물들과 함께 아이들은 과학과 신화마저 잡종화한 세계에서 놀고 있다.

◆계속 진화하는 몬스터

이 열풍의 진원지는 게임이다. 영화·만화는 모두 이 게임에 약간의 스토리를 덧씌운 형태다. 「포켓몬스터」 게임은 150여개의 몬스터를 확보한 「마스터 트레이너(master trainer)」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롤플레잉 게임. 먼저 한 개의 몬스터를 양육한 뒤 다른 몬스터와 대결, 승리하면 몬스터의 레벨이 올라가고 상대 몬스터도 차지한다. 최종목표는 150여개의 몬스터를 확보하는 것. 그러나 그것이 끝은 아니다. 개발회사인 「닌텐도」사가 끊임없이 새로운 버전을 내놓기 때문에, 새로운 몬스터, 새로운 진화단계는 계속 등장한다.

◆그들만의, 그들간의 세계

스타크래프트처럼 포켓몬의 세계도 네트워크로 연결됨에 따라 현실적인 세계가 됐다. 케이블로 연결, 현실의 상대방과 대결하면서 몬스터를 획득하거나, 소유한 몬스터를 교환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들은 「그들만의 세계」를 「그들간의 세계」로 엮어가고 있다.

게임에서, TV에서 포켓몬의 세계가 끝나도 아이들의 마음은 그 세계 속에 남아 계속적인 응답을 원한다. 공책, 필통, 가방, 신발, 음식 등 자기의 눈과 손이 닿는 모든 곳에 그 세계의 흔적을 발견하고자 한다. 포켓몬 캐릭터 상품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차가운 사물들은 캐릭터가 붙으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생명체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최근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 아동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포켓몬 열풍은 아이들의 우월감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게임법칙을 많이 알고, 자기에게 유리한 거래가 무엇인지 아는 아이일수록 우월감을 느끼고 게임법칙을 모르는 부모에게서 해방감을 갖게 된다는 것. 여기에 대결 형식이 폭력성 자극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포켓몬 게임기가 불법유통되고 있다. 게임산업이 워낙 불법복사가 판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닌텐도가 정식 판매 계약을 꺼려 일본어로 된 불법복제품이 돌고 있다. /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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