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투자패턴이 「전방위투자」에서 「선별투자」로 바뀌고 있다.23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종전에는 계열사별로 일정 비율 범위 내에서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원칙을 적용했으나 내년부터는 사업전망이 뛰어난 분야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압축투자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을 통해 주력계열사만을 남긴 현대 삼성 LG SK 등 4대그룹은 내년에 시설확장및 연구·개발을 위해 올해(20조)보다 20% 이상 늘어난 24조여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그룹 전체적으로 4조8,000억원을 투자한 현대는 내년에 자동차와 전자부문을 중심으로 5조9,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는 1조원 이상을 자동차 신차개발에 투자할 계획. 또 1조원 가량을 차세대D램 및 비메모리반도체 연구와 64메가D램, 124메가D램 생산설비 보강투자에 투입키로 했다.
현대는 자동차·조선 분야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4조 늘어난 9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자동차부문 투자로 그룹 전체적으로 큰 손실을 입었던 삼성은 앞으로 전자·인터넷사업에 집중 투자키로 했다. 삼성은 특히 차세대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 6조원, R&D(연구개발)투자 2조5,0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매출이 10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내년 매출은 1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는 디지틀기기와 정보통신산업, 생명공학 등을 밀레니엄사업으로 추진키로 하고 투자도 이들 분야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LG는 내년중 연구개발 분야에 올해보다 25% 늘어난 1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시설투자도 올해보다 10% 이상 늘린 5조원 규모를 투입할 방침이다. 올해 58조 매출을 올릴 계획인 LG는 내년에 65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는 내년 중 에너지분야와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꼽히는 IMT2000 등 정보통신분야에 총 3조3,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 SK는 특히 내년부터 중국의 이동통신과 에너지사업에 본격 뛰어든다는 전략이다.
SK는 올해 SK-엔론 지주회사 설립및 SKC의 가공사업 부문매각, 일부 계열사분사 등으로 매출규모는 지난해 수준과 비슷한 50조원, 내년에는 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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