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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들 "외롭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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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들 "외롭지 않아요"

입력
1999.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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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이 설 땅은 가족과 사회가 마련해 줘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참담해요』 치매노인 전문요양시설 「상애원」(강원 원주시 행구동 825의1) 김희찬(金熙燦·47)원장의 진단이다. 치매가 대표적인 노인병임에도 불구, 사회의 무관심으로 환자 및 가족이 큰 고통을 겪고있다는 얘기다.그런 만큼 상애원 운영은 남다르다. 설립자인 아버지에 이어 2대째 이 곳을 운영하는 김씨를 비롯해 박봉을 견디며 상애원을 지키는 23명의 직원들, 수시로 드나들며 치매노인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치매노인들을 돌본다.

50년 11월 양로원으로 출발, 지난해 12월 치매전문요양시설을 연 상애원에는 모두 97명의 치매노인이 수용되어 있다. 77명은 무료로 치료받고 있는 생활보호대상 노인, 나머지 20명은 월 51만2,000원을 주고 들어왔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81세. 이들중 상당수는 치매에다 중풍 관절염 고혈압 당뇨 등 각종 합병증까지 겹쳐 24시간 보살핌을 받아야한다.

상애원의 프로그램은 「소리없이, 치명적으로 떠난 기억」을 되살리고, 악화한 건강을 회복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정콩 속에서 썩은 콩을 골라내는 콩고르기를 시키거나 1부터 10까지의 숫자를 따라가며 선을 그어 그림을 완성하는 숫자학습, 인형얼굴 만들기, 이름쓰기 등이 주요 내용이다.

직원들도 월급이 100만원도 채 안되지만 90%이상이 상애원에 숙소를 마련, 치매노인들의 곁을 떠나지 않고있다. 중고생 군부대 사회단체 등 지역 사회 구성원들도 큰 힘. 특히 군부대의 경우 치매노인과 1대1 결연을 맺어 정기적으로 놀이시설을 구경시키고 수시로 찾아와 손자가 되어준다.

상애원 가족들의 눈물겨운 노력 덕분에 상태가 크게 호전된 10명이 이미 가족품으로 돌아갔고, 지난달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했다.

김원장은 『치매환자가 전국적으로 30만명에 육박하지만 5%도 안되는 생활보호대상자만이 무료 치매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반인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9월말 현재 국내 노인복지시설은 총 214개. 이중 무·유료 치매노인시설은 104개로 6,737명이 수용되어있다.

원주=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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