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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세계서 잇달은 국위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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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세계서 잇달은 국위선양

입력
1999.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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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태권도가 사이버 격투 세계를 정복했다」한국대학생이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제1회 철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태권도 캐릭터로 우승을 차지, 초대 사이버 격투기왕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이로써 PC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세계 정상 등극에 이어 일반 오락실용 게임인 「철권」마저 석권, 게임 최강국임을 입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수원대 산업공학과 2학년 석동민(石東敏·22)씨. 석씨는 지난 7일 전세계 2,000여명의 참가자중 예선을 거친 7명의 외국인 사이버 격투 고수들과 겨뤄 단 한번도 패하지 않은채 전승으로 세계 챔피언이 됐다.

철권은 90년대 중반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스트리트파이터」나 「버추어파이터」 형식의 1대1 대전 격투게임으로 태권도를 비롯, 유도, 쿵푸, 킥복싱 등 각국 고유무술의 달인인 30여명의 캐릭터중 하나를 선택, 자웅을 겨루는 게임이다.

가정용 버전만 500여만개가 팔려나간 오락실용 게임 최고 히트작인 철권에선 태권도 고수인 한국캐릭터 「화랑」과 「백두산」이 약체로 분류돼 외국인들은 주로 일본 캐릭터를 선택했었다. 대회 전날 한 미국선수가 석씨에게 『태권도 캐릭터는 대회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석씨는 우리의 캐릭터 「화랑」과 「백두산」을 선택해 보란듯이 우승을 차지했다. 『현란한 태권도의 발기술과 동작을 보곤 각국의 선수가 모두 「발이 미친 것 같다」며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석씨는 『한국 철권게이머들의 실력은 집중력과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강이라 국내 예선 통과가 더 어려웠다』며 『팀을 만들어 각지의 고수들과 겨루는 「배틀팀」이라는 한국특유의 게임문화가 바로 게임왕국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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