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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19일 조찬 '묵묵' 21일 오찬서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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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19일 조찬 '묵묵' 21일 오찬서 '결심'

입력
1999.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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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의 조기개편론은 국민회의, 자민련, 조언그룹 등 청와대 밖에에서 먼저 제기됐다. 특히 동교동계는 『지금은 비상시국』이라며 대통령 보좌기능의 변화를 끈질기게 건의했다는 후문이다. 매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독대하는 천용택(千容宅)국정원장도 민심전달 차원에서 조기개편론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김대통령은 조기개편이 최근 정국상황에 대한 문책으로 비쳐질 것을 염려, 선뜻 택하지 못했다. 김대통령은 19일 관저에서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과 조찬을 했을 때도 조기개편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 비서실의 「무기력」을 질타하는 여론이 거세진 주말(20일) 김대통령도 개편을 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김실장과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이 집무실로 올라가 거듭 사의를 전했을 때 변화가 감지됐다는 후문. 김수석은 『개편론이 강하니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출마 희망자들은 이 기회에 신당에 합류하는 게 좋겠다』고 보고했다.

김대통령은 별다른 말없이 묵묵히 들은 후 『월요일(22일) 보자』고 말해 기존의 흐름과는 다른 뭔가를 고심중임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또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의 대통령 보좌기능 문제 제기에 대해 『여기서 안한 얘기를 밖에서 하면 되느냐』고 지적했다고 한다.

김대통령이 그만큼 조기개편이 문책성으로 비쳐지는 데 대해 우려했다는 반증이다. 김대통령은 이후 김실장에 연락, 『21일(일요일) 오찬을 함께 하자』고 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최종적으로 김실장의 사의를 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22일 수석회의에서 김대통령은 『김실장과 김수석이 어려운 결단을 했다』면서 『특히 김수석은 어려운 시기에 상상할 수 없는 결정(3당합당 참여 거부)으로 나를 도왔다』고 말했다. 나가는 인사들에 대한 배려였다.

한편 장성민(張誠珉)상황실장은 22일 개편대상에 포함된 줄을 모르고 있다가 수석회의후 김실장의 지시를 받고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조기개편은 급박하게 결정된 흔적이 엿보인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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