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숙씨의 변호사 박태범씨가 22일 「사직동팀 최초보고서」라며 공개한 문건의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문건 내용 중 「검찰총장부인 관련 유언비어」부분이 5월26일 이형자씨가 공개한 A4용지 4장분량의 「구술서」내용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박변호사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1월18일 사직동팀 조사결과 지난해 12월 초 김태정 전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씨와 모장관 부인 등 여성 4명이 앙드레김 의상실에서 옷 두벌을 2,200만원에 구입했고, 대금은 일행 중 한명이 지불하기로 했다고 돼 있다. 연씨는 그 후에도 라스포사 의상실에서 밍크코트를 3,500만원에 구입했다.
문건에 따르면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는 연씨가 옷값을 대납해 줄것으로 지목한 사람(이형자)에게 전화를 걸어 옷값을 요구했으나, 상대로부터 『나는 앙드레김 의상실 옷값만 책임지기로 했기에 라스포사 옷값은 낼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정씨는 연씨와 상의한 끝에 말썽날 것을 우려한 연씨로부터 『누가 물으면 50만원짜리 옷을 구입한 것으로 해달라』며 3,5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으로 옷값을 받았다고 문건은 밝히고 있다.
한편 이씨는 구술서에서 『지난해 12월 배씨로부터 「앙드레김과 페르가모 등 에서 2,400만원 상당의 옷을 연씨와 구입하였으니 알고 있으라」고 언질받아 갚아 주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옷값을 대납하기도 전에 배씨로부터 『검찰총장부인이 또 장관부인들과 라스포사에서 수천만원대의 옷을 구입했는데 칼을 들고 있는 사람이니 어떡하겠느냐』는 말을 듣고 『(검찰)총장 부인이 협박을 하고 물건을 마음대로 구입한 뒤 갚으라 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며 강력히 항의해 라스포사 옷값은 결국 연씨가 직접 지불한 것으로 구술서는 밝히고 있다.
이처럼 두 문건에서 「옷값 대납」을 둘러싼 시기와 액수, 갈등관계가 대부분 일치함에 따라 연씨를 비롯한 고관부인들의 사치행각을 둘러싼 「유언비언」의 진위여부 논란은 끝없는 의혹속에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