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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빛과 그늘] 노벨상.. 노벨의 실연이 노벨상을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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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빛과 그늘] 노벨상.. 노벨의 실연이 노벨상을 남겨

입력
1999.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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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성공한 사람들의 자랑스러운 무용담만 소개한다.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역사에는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많고, 성공 뒤에는 슬픈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그 유명한 노벨도 마찬가지다. 노벨상을 만든 주인공 알프레드 노벨(1833-1896.12.10)의 일생이야말로 빛과 그늘의 연속이었다.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선 노벨상 시상식이 열린다.인간 노벨의 빛이야 우리 모두 잘 아는 일. 그의 그늘은 무엇일까? 1866년 다이너마이트 발명으로 엄청난 재산을 모은 노벨은 죽기 1년 전인 1895년 11월에 쓴 유서에서 전재산을 안전하게 투자해 해마다 다섯개 분야에 공헌한 사람에게 상을 주게 했다. 5개분야는 물리,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다. 그는 젊은 시절 문학에 빠진 적이 있으니, 문학이 들어 있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웬 평화상이란 말인가? 물론 그는 평생 전쟁 무기를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니 회개하는 뜻에서 평화상을 넣을 수도 있었을 것같다. 하지만 진정한 이유는 이루지 못한 사랑의 그림자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18세 때 그가 사랑하던 파리의 소녀는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충격으로 노벨은 건강을 해쳐 독일의 온천에서 요양까지 했다. 노벨에게 다시 사랑의 싹이 자란 것이 43세. 그는 심장병과 늑막염으로 고생했고 이미 노인같았다고 기록은 전한다. 하지만 사업이 크게 성공하던 그는 1876년 봄 비서로 채용한 베르타란 여성을 사랑하게 됐다. 그녀는 열 살 적은 33세였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의 가난한 귀족 출신 베르타는 곧 같은 나라의 귀족과 결혼해 노벨을 떠났다.

첫 사랑을 가꾸었던 도시 파리에서 중년의 노벨은 다시 사랑하고, 또 실연했다. 그 여성은 당시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던 평화운동가의 한 사람이었다. 노벨의 사랑이 그의 유산 5분의1을 평화상에 남기게 된 것이 분명하다. 그 여인 베르타 쥬트너(1843-1914)에게는 1905년 노벨 평화상이 수여됐다.

노벨 사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스웨덴 영화 「알프레드 노벨」은 그의 못다한 사랑이 결국 인류에게 노벨상을 남겼다고 설명한다. 결혼한 일도 없고, 자식도 없었던 노벨의 불행이 인류에게는 노벨상이란 선물로 남겨진 셈이다. 박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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