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에 침입해 가족을 인질로 잡고 컴퓨터를 이용, 홈쇼핑과 홈뱅킹으로 금품을 빼내려던 10대 「온라인 강도」가 준비소홀로 덜미를 잡혔다.21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인질강도 혐의로 구속된 김모(17)군은 4일 오후 부유층이 많이 사는 서초구 서초동 S아파트 인근에서 1시간여의 탐문끝에 흉기를 들고 김모(37·여)씨 집에 들어갔다.
김씨의 아들(3)과 딸(8)을 인질로 잡은 김군이 김씨에게 요구한 것은 「컴퓨터」. 뜻밖의 요구에 김씨는 『아이들이 어려 아직 컴퓨터를 장만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씨 집에 컴퓨터가 없음을 확인한 김군은 후배 원모(16)군에게 전화를 걸어 노트북PC를 가져오도록 했다. 2시간 뒤에 노트북PC가 도착했지만 이번엔 후배 원군이 전화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모뎀선을 빠뜨리고 왔다.
김군은 후배를 다시 내보내 모뎀선을 가져오도록 했고 그 사이 5시간여가 흘렀다. 「홈쇼핑 주문용 책자」까지 준비했던 계획이 일그러져 초조해진 김군이 방심한 틈을 타, 김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빠져나갔고 당황한 김군은 집안에 있던 휴대전화 1대와 골프장갑만 챙겨들고 그대로 달아났다.
김씨집 전화로 원군과 통화한 것이 빌미가 돼 붙잡힌 김군은 경찰에서 『컴퓨터로 홈쇼핑과 홈뱅킹을 해서 물건을 주문하고 계좌를 이체하려고 했다』며 『웬만한 집에는 다 있는 컴퓨터가 없는 바람에 계획이 일그러졌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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