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부실로 침몰한 거평그룹 나승렬(羅承烈·사진)회장이 지난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거평시그네틱스(현 한국시그네틱스)의 경영권을 되찾겠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이번 소송은 경영 부실 책임이 있는 구(舊) 경영진이 공적자금 투입 등으로 회생한 워크아웃 기업을 되찾겠다는 것이어서 법원 판결에 따라 대우 등 80여개에 달하는 워크아웃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에 따르면 나 회장 등 거평시그네틱스 전 주주 6명은 감자(減資)와 경영진 사임 등을 결의한 지난 1월의 주주총회는 무효라며 회사측을 상대로 주총원인무효소송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에 제기했다.
나 회장 등은 소장에서 『당시 거평시그네틱스 이사회는 주총 소집을 결정한 뒤 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이사들 명의로 임시주총 회의록만 작성한 만큼 주총 결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나 회장은 금융감독원에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부당한 방법과 부도 위협 등으로 감자를 실시해 경영권을 강탈했다며 권리 구제를 위한 조정신청을 제출했다.
한편 산업은행측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200억여원을 출자전환하는 등 회생노력을 기울여왔는데 합법적으로 이뤄진 주총을 문제삼아 경영권을 되찾으려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히 대응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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