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옷 로비의혹」사건의 특별검사가 위증고발을 요청하면서 국회 법사위에 보낸 기록에 따르면 관련자들의 위증 혐의는 대체로 세갈래도 나눠진다. 우선 김태정(金泰政)전법무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등이 서로 거짓말로 입을 맞췄을 가능성이 짙은 대목이다.문제가 된 호피무늬 코트의 배달및 반납 일시가 대표적인 경우. 연씨는 법사위 청문회에서 지난해 12월19일 라스포사에 간 것은 사실이나 배달시점은 12월26일이라고 말했고 정씨도 동일하게 증언했다. 코트가 반납된 시점에 대해서도 연씨와 정씨는 청문회에서 올해 1월5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수사기록에서 밝힌 배달시점은 12월19일이고 반납일자는 1월8일이다. 앞뒤로 10일동안이나 차이가 난다.
12월19일 라스포사에서 서로 만나지 못했다는 연씨와 정씨의 청문회 진술도 「공모」의 혐의가 있다. 특검 수사기록에 따르면 라스포사 종업원을 조사한 결과, 정씨가 직접 옷을 골라 연씨에게 입혀주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말을 맞춘 흔적은 보이지 않으나 연씨와 정씨의 개별적인 위증 혐의도 부각되고 있다. 연씨는 지난해 12월16일 나나부티크에서 250만원짜리 니트코트를 200만원 4개월 할부로 구입했다가 반납했다고 증언했으나 특검팀 수사결과는 1,000만원짜리 니트코트를 500만원에 깎아 샀다가 반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증을 했다면 「사치」로 비난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연씨가 또 12월19일 라스포사에서 작가 전옥경씨의 차를 타고 집에 갔다고 진술한 것도 연씨 자신의 차를 타고 집에 갔다는 특검 수사기록과 배치된다.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던 정씨의 대표적 위증 혐의는 옷값 대납요구를 부인한 것. 정씨는 청문회에서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에게 옷값 대납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극력 부인했으나 정씨는 12월21일 이씨 동생 영기(榮基)씨에게 두차례 전화를 걸어 옷값 독촉을 했다는 것이 특검팀 수사결과다. 정씨는 또 주요 증인인 전종업원 이혜음씨의 행방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말했으나 특검팀은 정씨가 지난 6월이후 이씨와 줄곧 연락을 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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