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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표기법 표류 이제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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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표기법 표류 이제는 그만

입력
1999.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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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마련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개정안은 우리의 언어현실을 비교적 충실히 반영하고 있어 긍정할 부분이 적지 않다. 개정안의 핵심은 발음에 가깝도록 표기한다는 원칙을 중심으로, 반달표( )와 어깻점(’) 등 특수부호를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이제는 컴퓨터 자판에 없는 부호를 사용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 「k, t, p, ch」로 표기하던 「ㄱ, ㄷ, ㅂ, ㅈ」등도 「g, d, b, j」로 하여 「쾅주, 태구, 푸산, 체주」등으로 읽어야 하는 어색함을 바로잡고자 했다. 그러면서 「Kim」등으로 표기해 온 인명, 기업명 등은 현행 표기법의 병행을 인정하고 있다.

긍정적인 면 못지 않게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언어학자들은 자음이 말머리에 오느냐, 유성음 사이에 오느냐에 따라 발음이 다르므로 표기도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표기가 국제적으로 정착된 「Pusan」 「Kimpo」등도 섣불리 바꿀 경우 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개정안은 11차례의 공청회를 거치며 마련됐고, 앞으로도 몇번의 공청회와 협의를 거쳐 연내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 한다.

시대변화에 맞게 반달표와 어깻점만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전국의 도로표지판은 상당수 바꿔야 한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새 표기법의 원칙을 세우고 분명히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 또 「Pusan」 「Kimpo」「Kim」등 관행을 존중하여 예외를 인정하는 것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표기상 이중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표기법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약속인 만큼, 편리성과 현실성이 고려돼야 한다. 언어 표기법은 자주 바뀌어서는 안되며 항구적인 틀을 가져야 한다. 완전한 표기법이 갖춰지도록 관계자들이 한층 심도있게 의견을 수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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