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경원 사건 재수사 검찰은 폭풍전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경원 사건 재수사 검찰은 폭풍전야

입력
1999.11.19 00:00
0 0

검찰이 18일 89년 7-8월 김대중대통령의 1만달러 수수 사건 수사 라인에 있던 검사들의 조사방침을 결정하기까지 검찰수뇌부는 긴박하게 움직이면서도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지난 16일 오후6시께 임휘윤(任彙潤)서울지검장과 대검 부장(검사장)들을 긴급 소집, 1시간30여분동안 일선 검사들의 분위기를 점검하고 현직 검사 조사 여부를 논의했다.

임지검장으로부터 사건조작의 결정적 단서인 2,000달러 환전표와 누락된 진술서 등을 찾아냈다는 보고를 받은 직후였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검찰 스스로 과거 검찰의 치부를 드러내야 한다는 곤혹스러움 때문인지 많은 말이 오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세는 조작 사실이 드러난 이상,「검찰을 바로세우기」위해서라도 당시 수사검사들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모아졌고 박총장도 결단을 내렸다.

문제는 『대통령의 한풀이 차원에서 10년전 사건을 다시 끄집어 내 현직 검사까지 조사할 수 있느냐』며 동요하는 일선 검사들을 다독거리는 사전정지작업이었다.

박총장은 검사장들이 휘하 검사들에게 책임지고 사건 개요와 재수사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자칫 대전법조비리 수사 당시 심재륜(沈在淪)고검장의 항명 파동처럼 검란(檢亂)으로 이어질 소지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음날인 17일 서울지검은 기자들의 눈을 피해 당시 수사검사였던 이상형(李相亨)경주지청장에 대한 출장조사를 통해 환전표와 진술서 등의 고의 누락사실을 확인하고 검사장들은 내부 추스르기 작업을 진행했다. 임 지검장은 18일 오전 검찰수뇌부의 최종 재가를 받아 조작 사실을 공개했다.

일선 검사들도 10년이나 지난 사건으로 검사가 검사를 조사해야하는 데 대해 노골적인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요동칠 듯한 분위기 였으나 18일 구체적 물증인 환전표와 진술서 공개 이후 차츰 수그러들고 있다.

김대통령 1만달러 수수사건은 당시 야당총재를 기소했다는 점에서 검찰내에서는「공안부의 최대치적」으로 손꼽혔다. 당시 청와대와 김기춘검찰총장은 수사팀에 각각 1,000만원의 하사금을 내릴 정도였다.

이 때문에「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채 정권의 눈치를 보며 다시 과잉충성하고 있다」「신공안이 구공안을 친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8일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돼 오히려 검찰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점차 공감대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