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화재참사로 아들을 잃고 국가로부터 받은 훈장을 반납했던 여자 필드하키 국가대표 선수 출신 김순덕(金順德·33)씨 가족이 18일 오후 한국을 떠났다. 김씨는 남편 김성하(金聖夏·37)씨와 둘째 아들 태현(4)군과 함께 오후6시50분 대한항공편으로 새로운 정착지인 뉴질랜드로 향했다.김씨는 『주위의 만류로 이민 보류도 생각해봤지만 어린 생명하나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에 더이상의 미련이 없어 이민을 서둘렀다』며 『도현이를 혼자 남겨두고 떠나는 것 같아 뭐라 말할 수 없이 착잡하다』며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김씨는 내년 씨랜드 참사 1주기때 다시 한국을 찾겠다고 밝혔다.
95년 뉴질랜드로 이민갔다 두 아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기 위해 5-6년 머물 예정으로 4월 귀국했던 김씨 부부는 6월말 뜻하지 않은 사고로 첫째 아들 도현이를 잃자 다시 이민수속을 밟아왔으며 인천 호프집 화재참사를 보고 출국일정을 앞당겼다.
이날 공항에는 씨랜드참사 유가족 대표인 고석(高錫)씨 등 유가족 5명이 나와 떠나는 김씨 가족을 눈물속에 환송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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