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터 차림으로 햇볕 잘 드는 창가에 앉아 따뜻한 차 한잔 마시고 싶은 계절. 이 느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라면 칼 프랭클린 감독의 「원트루 씽(One True Thing)」(12세 可·CIC). 제목 그대로 인생에서 가장 진실한 단 하나에 눈뜨게 해주는 영화다.감동적인 가족 영화라면 나이 든 훈장의 잔소리를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원 트루 씽」은 눈물이나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수사관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과거를 회상하고 있어 궁금증을 영화 끝까지 가져가게 한다. 극 중 자주 등장하는 퀼트 이불, 깨어진 타일과 도자기 조각 등을 모아 만드는 멋진 조형물처럼 네 식구의 흩어진 심정을 모아 수선화 꽃밭을 만든다.
인물 중심 영화는 배우의 연기력이 영화의 성공을 좌우한다. 「원 트루 씽」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캐스팅을 했다. 딸 역의 르네 젤위거는 「제리 맥과이어」에서 회사에서 쫓겨나는 톰 크루즈를 따르는 단 한명의 직원으로 분했듯, 여기서도 진실을 보는 눈이 여간 또랑하지 않다. 아버지로 분한 윌리엄 허트는 「거미 여인의 키스」 「브로드캐스트 뉴스」 같은 초창기 작품에서처럼 각광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영화를 고르는 「선구안」을 여전히 과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원 트루 씽」은 어머니를 위한 영화이며, 그 어머니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의 영화다. 스트립의 연기야 이미 정평이 난 것이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준 아내, 어머니상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도 모자란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기네스 펠트로에게 상을 빼앗겼지만, 두 편을 비교해 보면 펠트로의 수상이 부당하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에서 노래할 때, 딸에게 남기는 절절한 사연 등 혼이 담긴 연기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감상포인트/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속한 사람 모두가 볼 수 있는 영화지만, 특히 어머니와 딸이 함께 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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