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익의 소리판엔 희망이 넘친다. 어려운 세월을 살아온 장사익이 쏟아내는 희망가에는 지친 낙망 끝에 희망이 있다. 그는 자체로도 희망이다. 국악과 우리 가요를 그의 경우처럼 잘 버무려 낸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그는 가장 성공한 크로스오버 케이스로 꼽힌다.그가 이 가을을 보내며 「낙엽」이란 제목의 공연을 갖는다. 목젖이 쏟아져 나올 정도의 고음으로 통하는 그의 노래들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 95년 뒤늦은 데뷔음반 「하늘 가는 길」을 통해 40대의 허전한 마음에 시원스런 소낙비를 내렸던 「봄비」, 「님은 먼곳에」 같은 대중가요 리바이벌 곡과 「찔레꽃」 「국밥집에서」 「허허바다」 등 때론 어느 선술집의 노래가락 같고, 때론 맺힌 원이 풀어지듯 맥을 놓게 하는 독특한 가락이 준비됐다.
공연에는 그룹 들국화의 멤버였던 기타리스트 김광석, 국립국악관현악단 악장인 김규형(모듬북), 수준높은 타악연주를 선보이는 노름마치 등이 세션으로 참가하며, 김운태의 소고춤 공연도 펼쳐진다.
그의 공연은 소문 없이 공연을 해도 성인팬들로 늘 만원이다. 20, 21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연강홀. (02)2279_6255
◆김민기 헌정 콘서트
「아침 이슬」 「친구」 등을 통해 우리나라 70년대 청년문화의 상징이 된 김민기를 위하여 후배들이 헌정공연을 마련했다. 올해 나이 48세. 아직 젊은 나이지만 70년대 저항정신의 상징이었던 그에게 바치는 헌정의 마음은 그리 이른 것 같지는 않다. 한국포크음악30주년 기념사업회가 마련한 이 공연의 주제는 「김민기 다시보기」. 한번도 공식적으로 공연되지 못했던 「공장의 불빛」을 갈라 형식으로 무대에 올린다. 불법테이프로만 들었던 처연한 노래극이 합법적 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역시 변화한 세상의 상징이다.
노래는 「아침 이슬」 「내나라 내겨레」 「새벽길」 「길」 「바다」 「늙은 군인의 노래」등 89, 90년대 대학가와 노동계의 주제곡들이다. 물론 김민기의 서정성이 가득한.
가수 정태춘 박은옥 부부, 윤종신, 유열, 이적, 한상원, 정원영, 권진원, 김광진, 신형원, 안치환, 노래를 찾는 사람들, 낯선 사람들, 동물원 등이 참가하며 우리나라 저항 가요의 대변자인 가요평론가 김창남(성공회대 교수), 시인 박노해씨도 무대에 오른다.
세상에 드러내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는 주인공 김민기는 정작 무대에 오르지 않을 뿐더러 『쑥스럽다』며 객석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작정이다. 20일 오후 3시, 6시30분. 서울 장충쳬육관. (02)382_3867 박은주기자
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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