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 야권 분위기한나라당은 18일 옷로비 사건과 관련, 「국민들은 진실을 원하고 있다」는 제목의 이사철(李思哲)대변인 성명과 『특별검사팀의 노력과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는 주요당직자 회의 결과만 「달랑」 내놓았다. 이날 아침부터 재가동에 들어간 옷로비 사건 진상조사 대책위도 1차회의를 마친 뒤 당초 계획했던 기자회견을 취소한 채 『청와대나 검찰이 특별검사의 독립된 수사를 방해하는 일이 절대로 있어선 안된다』는 최병렬(崔秉烈)위원장의 「경고」언급만 띄웠다.
이대변인은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가 이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파헤쳐주리라 기대한다』면서 『그동안 사실은폐에 급급하고, 사실을 조작해온 청와대와 검찰은 최특별검사의 활동과 노력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대변인은 또 『그동안 법무부와 검찰은 특별검사제의 효율성에 커다란 의문을 제기해 왔으나 최 특별검사의 수사에 의해 이런 주장이 터무니 없음이 밝혀졌다』면서 『우리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특검제를 상설화하는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점입가경으로 흐르는 옷로비 사건에 대해 의외다 싶을 정도로 「소극적」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당이 전면에 나서게 되면 사건 자체가 정치공방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최특별검사의 활약상을 흐리게 할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구체적인 수사진행 과정에 관해선 당의 입장에서 어떤 평가나 주문도 자제하기로 했다』는 최병렬 위원장의 설명도 같은 맥락으로, 당의 대응기조가 당분간은 병풍치기 수준에 머물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검 수사 여권 분위기
옷로비 특검수사가 자신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자 여권은 난처하고 곤혹스럽다. 앞으로의 추이가 더 신경쓰여 영 맘이 편칠 못하다. 그러나 여권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강조하면서 불만은 가슴에 담아두고 있다. 여론이 주시하고 있어 함부로 간섭하는 인상을 줘서는 안되는 데다 야당의 눈길도 매서워 자칫하다가는 정치적으로 긁어 부스럼을 내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
특검팀에 의해 검찰 옷로비사건 수사의 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진 다음 날인 18일 여권 핵심 인사들은 한결같이 굳은 표정이었다. 특검의 명쾌한 의혹 해소를 촉구하면서도 얼굴은 불편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박상천(朴相千)총무는 『국회 법사위의 사건 관련자 위증 고발은 사실 관계를 알고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 특검팀의 고발 요청을 무조건 수용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특별검사가 수사 브리핑을 통해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자꾸 공개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다른 당직자는 『특검은 튀어서는 안 되고 자신의 말 한 마디가 정치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신중한 처신을 촉구했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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