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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미사일기술 확보와 미래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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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미사일기술 확보와 미래전 대비

입력
1999.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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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지난 4월 한국이 미국에 통보하지 않고 극비리에 사거리 연장을 위한 탄도탄미사일 발사실험을 했으며 이는 한미 미사일 합의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한국은 이러한 사실을 부인했지만 300㎞ 사거리 연장 및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가입 협상이 한미간에 진행중인 시점에 이러한 사실을 미행정부 관리들이 공개한 것은 상당한 배경이 있다고 보여진다.90년에 체결된 한미미사일각서는 한국의 현무 지대지미사일 생산을 52발, 사거리 180㎞, 중량 500㎏이하로 제한했다. 또한 미국이 요구할 때는 한국의 미사일기술 수입목록을 제출해야 하며 미국의 한국 내 미사일시설 검사계획에 협력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의 미사일 개발은 발이 묶여 있는 형국이며 우리의 미사일 주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사거리 1,700∼2,200㎞의 대포동1호를 개발했고 4,300∼6,000㎞로 추정되는 대포동2호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중국은 이미 40여종의 각종 미사일을 개발·생산하고 있고 일본은 각종 미사일의 면허생산을 통한 기술확보로 개발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같은 여건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 대한 미사일 개발억제정책은 한미간 협의를 통하여 다시 검토돼야 한다.

미래전쟁은 광역·원거리 감시 및 표적획득, 지휘통제체제와 장거리 정밀타격에 의한 정보 및 전자전 형태가 될 것이다. 이러한 무기체계를 효과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의 확보는 매우 절실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첨단 미사일기술 이전의 원천봉쇄 속에서 74년 지대지미사일 백곰, 79년 백곰을 개량한 사정거리 180㎞의 현무를 개발했다. 또 경제성 결여로 양산·배치는 못했지만 사거리 12㎞의 함대함미사일 해룡을 78∼86년 개발했고 최근에는 사거리 10㎞, 탐지거리 20㎞의 지대공미사일 천마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우리는 미사일 개발 중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탐색기 유도조종·항법장치 사격통제 등 미사일 핵심기술은 미흡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능력에 비하여 우리 미사일 개발이 부진한 것은 미국의 반대와 통제에 원인이 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사거리 연장을 미국에 요구해 왔으며 그 결과 MTCR 가입을 전제로 허용 사거리를 현행 180㎞에서 300㎞로 연장하는데 기본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TCR에 가입한 국가는 사거리 300㎞이상, 탄두중량 500㎏을 초과하는 미사일 및 관련기술 장비 시설들을 통제 받아야 하지만 미사일 선진국과는 자유롭게 미사일 관련 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MTCR의 조건과는 별도로 한국이 사거리 300㎞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양국간에 체결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필요시 우리의 미사일 관련시설을 미국이 사찰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대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7월3일 미국방문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우리의 미사일 문제와 관련하여 『사거리 500㎞까지는 연구하고 실험 발사정도는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임으로서 우리의 미사일 주권에 대한 강한 선언적 의지를 보여 주었다.

한국의 경우 최소한 MTCR에서 인정하고 있는 사거리 300㎞ 미사일은 전술적 운영 측면에서 개발해야 할 것이며, 그 이상의 사거리는 연구·실험으로 잠재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전차 휴대용지대공 중·장거리지대공 장거리함대함미사일 등은 우리 군의 필요도 있고 개발의 경제성도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개발 할 수 있어야 한다.

MTCR 가입을 전제로 기존의 한미 미사일 각서는 폐기해야 하며 별도의 한미 양국간 미사일 관련 추가협정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은 MTCR체제 내에서 미사일 관련 기술 개발을 주도적으로 투명하게 추진해야 한다. 핵심기술을 선진국에 의존해 개발하는 미사일은 아무런 전략적 의미가 없다.

/황동준 한국국방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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