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옷로비사건을 수사중인 최병모(崔炳模)특검팀이 17일 사직동팀의 최초 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을 확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면서 사직동팀 내사 착수 시기 등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또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가 최순영신동아그룹회장 부인 이형자씨에게 로비 대가로 요구한 한장(1억원)의 근거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사직동팀 내사 착수 시점
검찰과 경찰청은 사직동팀 내사가 올 1월15일 시작됐다고 밝혔었다. 사직동팀 관계자도 이와 관련 『올해 1월14일 옷로비 관련 첩보를 접하고 1월15일 내사가 본격 착수됐으며 그 이전에 탐문조사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인덕 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는 8월 국회청문회에서 『올해 1월8일 사직동팀 직원 2명이 집으로 찾아와 첫 조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정씨의 남편 정환상씨도 『올해 1월10일께 「최순영회장과 관련된 로비설과 투서가 나돌아 당국이 라스포사를 친다」는 조언을 제3자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황으로 볼때 사직동팀은 1월14일 이전부터 탐문조사 등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검팀은 사직동팀의 최초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에 연씨가 호피무늬코트를 반납한 시기가 1월8일로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환상씨도 장부조작을 통해 반납시기를 1월8일에서 1월5일로 앞당겼다고 주장했다. 사직동팀은 1월7-8일께 내사에 착수했을 가능성이 크며 연씨는 내사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문제의 호피무늬코트를 반납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왜 1억원을 요구했나
라스포사 사장 정씨는 연씨에게는 400만원짜리 호피무늬코트를 보내고 최회장 부인 이형자씨에게 1억원을 요구했다. 정씨가 로비대가로 차액을 챙기려는 「숨은 뜻」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연씨에게 호피무늬 코트 외에 다른 옷이 보내졌을 가능성이 있다.
국회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호피무늬코트외에 밍크코트 등 1억원 상당의 옷이 연씨 집에 보내진뒤 이씨가 옷값 대납을 거부하자 비싼옷을 돌려주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 수사결과 「정씨 연씨 배씨의 말맞추기」사실이 드러남으로써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장이 「빛」을 볼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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