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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입수 문건, 녹음테이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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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입수 문건, 녹음테이프 내용

입력
1999.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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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옷로비 사건의 판도라 상자는 열릴까?최병모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사직동팀의 최초 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 사본을 확보함으로써 이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17일 『라스포사에서 연정희씨에게 옷을 실어보낸 날짜만 제외하고는 최초 보고서 문건 내용이 옷로비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특검팀이 옷로비사건의 전모에 근접해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특검팀은 그러나 『이 문건과 사직동팀이 특검팀에 제출한 134쪽짜리 내사 보고서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고 말해 보고서 내용의 변질과정도 조사할 것임을 내비쳤다.

특검팀은 사직동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연씨·강인덕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 라스포사사장 정일순씨가 말을 맞췄을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으나 사직동팀이 의도적으로 사실관계를 누락시켰는지 여부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에 제출된 사직동팀 내사보고서에는 연씨의 옷 반납시점이 1월5일로 관련자들의 진술이 일치하지만 최초 보고서에는 1월8일로 특정돼 있다. 연씨 등이 사직동팀 내사 착수 시점인 1월15일 이전에 이미 입을 맞췄을 가능성이 농후해지는 것이다.

또 특검팀이 압수한 녹음테이프도 이번 사건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는 또 다른 열쇠다. 올 8월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배씨와 사위간 통화내용이 녹음된 이 테이프에는 『연씨와는 옷배달 시기를 26일로 하기로 얘기가 돼 있다』는 배씨의 얘기가 담겨있다. 연씨와 배씨가 지속적인 말맞추기 시도를 해왔다는 구체적인 물증인 셈이다.

특검팀은 정씨가 라스포사 종업원인 이모씨를 고의로 도피시킨 혐의도 확인했다. 이씨는 정씨가 최순영신동아그룹회장 부인 이형자씨에게 1억원을 요구한 경위 및 연씨가 어떤 경위로 어떤 종류의 옷 몇벌을 가져갔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따라서 이씨의 신병이 확보될 경우 최초 보고서 문건의 내용을 최종 확인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씨에게 1월10일께 당국의 내사사실을 알려주는 팩스 송신자를 추적하고 있다.

이 팩스는 우체국에서 보내진데다 송신번호가 적혀 있지 않다는 점에서 사건 관련자나 내사사실을 알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문건이 배씨의 사위에게서 나온 경위도 의혹 대상으로 삼고 있다. 사직동팀의 조사 내용이 조사 당사자들에게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면 사직동팀 내사 및 검찰 수사의 신뢰성은 한꺼번에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만큼 특검팀의 수사 향방은 메가톤급 폭발성을 지녔다는 얘기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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