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을 피해 조국 수단을 떠나 이집트와 영국을 전전하면서 NBA 스타를 꿈꾸던 흑인농구선수가 미대학농구(NCAA)에 등장, 돌풍을 일으킬 태세다.올해 NCAA 명문 코네티컷대에 입학한 아조 뎅(20)은 세인트토마스모어 고교시절 게임당 22점 12리바운드 5슛블록을 기록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아프리카 인종중 남달리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수단 딩카족 출신답게 211㎝, 93㎏의 신체 조건에다 자질 또한 천부적이다. 코네티컷대 짐 칼론 감독은 『스몰포워드로 포스트플레이는 물론 리바운드 드리블 3점슛 등 못하는 게 없다. 게임을 읽는 감각까지 뛰어나 대학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며 흥분했다.
그가 NCAA 무대에 서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내전이 한창이던 79년 수단 남부 아웨일에서 태어난 뎅은 쿠테타설이 나돌던 89년 고위공무원인 아버지가 가택연금을 당하자 다른 가족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로 피신했다. 농구공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2세때인 91년. 당시 미프로농구(NBA) 경기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보면서 흉내내기에 열중하던 뎅은 14세때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계기를 잡았다. 휴가차 알렉산드리아를 찾은 수단출신 NBA 센터 마누트 볼을 만나 그의 플레이를 직접보는 행운을 잡은 것. 뎅은 이 때부터 NBA스타를 꿈꾸게 됐고 93년 망명에 성공한 아버지와 함께 영국으로 건너가 브릭스톤 고교에서 농구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농구의 본고장 미국에 오게 된 것도 워낙 뛰어난 자질 덕이었다. 코네티컷대 출신이 뎅을 보고 반해 그의 경기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미국의 모교에 보낸 것. 칼론감독은 즉각 그의 영입을 추진했고 주상원의원까지 나서 세인트토마스모어 고교로 데려오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NCAA 4강팀인 코네티컷대의 동료들조차 신입생인 뎅이 『팀내 최고의 선수』라며 추켜 세우고 있고 『기량만 가다듬는다면 NBA서도 톱스타로 통할수 있는 실력』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조 뎅
장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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