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기술자」이근안(李根安)전경감에게 고문과 도피를 지시한 박처원(朴處源·72)전치안감에게 전달된 10억원은 89년 당시 치안본부장이던 김우현(金又鉉)씨가 카지노업계 대부 전낙원(田樂園·72)씨로부터 기부받은 돈인 것으로 밝혀졌다.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文孝男부장검사)는 17일 전씨를 소환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방문조사를 벌이던 박씨를 검찰청사로 불러 돈을 받은 명목과 사용처등에 대해 집중 추궁중이다. 16일 밤 비밀리에 소환된 전씨는 조사를 받은후 귀가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치안본부장으로 재직하던 89년 10-11월 전씨에게 경찰발전기금으로 10억원을 기부해 달라고 부탁, 이를 전달받아 이를 부하직원을 통해 박씨에게 전달했다. 전씨는 검찰에서 『김씨가 박종철(朴鍾哲)씨 고문치사 사건으로 경찰의 사기가 떨어지고 애로사항이 많으니 1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며칠뒤 순수한 마음에서 수표로 10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총수가 박씨에게 자금을 제공, 이 돈중 1,500만원이 도피 중이던 이씨에게 전달된 점을 중시, 경찰조직 차원에서 이씨의 도피생활을 도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89년5월-90년6월 치안본부장을 지낸 김씨는 96년 췌장수술을 받은후 후유증으로 식물인간 상태가 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중앙병원에 입원 치료중이다.
정덕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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