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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마음] 운명과 화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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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마음] 운명과 화해하기

입력
1999.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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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많았던 여고를 졸업한지 벌써 10여년이 흘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나도 변한 것이 참 많다. 결혼해서 남편이 있고 아이도 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다른 사람이 겪지 않아도 될 장애인이라는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다.얼마전 우연히 병원에서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를 만났다. 목에 암수술을 받고 평생 약을 먹어야한다고 했다. 그녀도 나처럼 또 다른 아픔을 지닌 사람이다.

꿈많은 여고시절, 우리에게 이런 시련이 있으리라 생각이나 했겠는가. 병원에서는 맨 처음 거의 정상으로 고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곧 장애인으로 살다가 인공 관절을 해야한다고 말을 바꿨다. 그 소리에 참 많이 울었다. 죽고싶은 심정까지 들었다. 하지만 아파만 하기에는 내가 너무 젊고, 해야할 일이 많고,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도 용기를 가지고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대표적인 예로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乙武洋匡)씨가 있다. 그는 사지가 10㎝ 정도 밖에 자리지 않는 선천적 장애인이지만 못하는 게 없고 해외여행까지 다녀왔다. 『장애가 있긴 하지만 나는 인생이 즐거워요』오토다케는 이렇게 외쳤다.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울적하고 어두운 인생살이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하면 팔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장애가 심해도, 아무리 운명이 혹독해도, 굴하지 않고 밝게 살아간다면 장애인에게, 아니 모든 사람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몸은 비록 다쳤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아름답고 밝게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내 인생이 다하는 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장애는 불편하다. 그러나 불행하지는 않다』고 헬렌켈러는 말했다. 장애인 여러분, 힘내십시오.

/한영희·울산 동구 전하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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