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운하 곳곳에서 노니는 평화로운 오리떼』 『숲속에서 낮잠을 자는 사람도 있네』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중한 체험』 서울시·구 의원들이 올해 해외연수를 다녀온뒤 써낸 「귀국보고서」에서 발췌된 내용이다.서울시 및 구의원의 해외연수가 집단 관광여행으로 전락하는 고질적 병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출장보고서마저 수준 이하의 감상문 형태로 작성돼 의원들의 자질에 대해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참여연대 회원모임인 「나라 곳간을 지키는 사람들」은 16일 「99년도 서울 시 및 구의원 해외연수 관련 정보공개청구 결과 설명회」를 통해 『서울시의회 및 8개구의회 의원들의 올해 해외출장이 2-4곳의 공식방문 이외에는 대부분 관광지 견학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선진국 지방행정에 대한 견학소감 및 분석을 담아야 하는 출장보고서도 수준이하』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의원 등 9명이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 종로구 의회는산업 기반시설을 견학한다는 명분아래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할리우드를 방문하는 등10박11일 일정 가운데 대부분을 관광으로 채웠다. 또 유럽에서 연수한 관악구 의회도 9박10일의 일정중 당초 목적에 부합하는 방문지는 영국 런던의 리치먼드 시 의회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재활용센터 등 2곳에 불과했으며 보고서 조차 프랑스 패션과 스위스 경치에 관한 내용 등으로 메워졌다.
조사결과 99 서울시·구의회의 총 연수인원 및 비용은 129명에 5억7,000만원이었으며 평균비용도 일반 해외여행상품의 평균금액(210만-260만원)을 훨씬 상회하는 290만-67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밝혀졌다.
참여연대 우필호(禹必鎬·32) 간사는 『임기중 1회의 해외연수가 보장되는 행정자치부 지침이 시정되지 않는 한 의원들의 외유성 연수로 인한 국민의 혈세낭비는 시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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